'너사시' 하지원 "남사친 이진욱과 애드리브로 난리났다" (인터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배우 하지원과 이진욱의 케미는 SBS 주말드라마 '너를 사랑한 시간'(극본 정도윤 이하나 연출 조수원, 이하 '너사시')을 살리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다소 아쉬웠던 이야기 전개에도 '너사시'가 사랑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오하나 역 하지원, 최원 역 이진욱의 남다른 비주얼적 케미와 호흡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너사시'가 우정과 사랑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두 사람의 케미는 더 중요했다. 17년간 우정을 쌓아온 친구에서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부부가 되기까지가 자연스러우려면 극 안에서나 밖에서나 좋은 호흡을 유지해야 했다.

좋은 호흡은 하지원 이진욱의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두 사람 모두 상대를 배려하기로 유명한 배우들. 그런 두 사람이 만났으니 배려가 넘쳐났고, 잘 하지도 않는 애드리브가 나올 정도로 찰떡궁합을 자랑했다.

케미가 빛난 만큼 하지원 주위 사람들 역시 그녀에게 "원이는 어때?"라며 극중 이름으로 질문을 많이 했다. 하지원은 그런 이진욱에 대한 질문에 "리허설을 안 해도 정말 호흡이 잘 맞았다"고 답했다.

"보통 리허설을 한 번 하는데 그 전에 리허설을 했던 것처럼 잘 맞았어요. 되게 마음이 잘 맞았고 호흡도 잘 맞았죠. 되게 배려를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나도 그런 스타일인데 서로 화합이 잘 된 거죠. 원래 애드리브를 안 하는데 애드리브도 진짜 많이 했어요. 이진욱 씨도 애드리브를 많이 하더라고요. 본인도 예전에는 안했다던데.. 둘이 난리가 난 거예요.(웃음) 애드리브가 끝이 없었어요."

호흡이 잘 맞으니 애드리브도 술술 나왔다. 특히 오하나와 최원의 아지트는 실제로도 두 사람에게 편한 공간이었다. 대본에 있는 것보다 감정이나 액션, 동선 자체가 풍부하게 나왔다.

"원이가 하나와 집 앞에서 키스하는 상상을 하는 신이 있었는데 하나가 나중에 원이를 때려요. 그게 사실 대본에 없었는데 애드리브였어요. 리허설 하면서 뭔가 잘 맞을 것 같아서 감독님, 이진욱 씨랑 같이 얘기하면서 '이렇게 때릴까', '저렇게 때릴까' 했었죠."

그만큼 이진욱은 실제 남사친(남자 사람 친구)처럼 편했다. 드라마 전에는 '남사친'이라는 말도 몰랐던 하지원은 촬영을 하며 '나도 원이 같은 남사친 있으면 진짜 좋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그래서 애정신도 재밌었고, 오글거리지도 않았다.

"사실 원이는 판타지 같아요. 나타났으면 좋겠고 저고 기대하고 있어요. (웃음) 친한 남자 배우들은 동료고 친한거지 원이처럼 다 해주진 않잖아요. 근데 또 원이는 잘 통해요. 그게 좋을 것 같아요. 잘 해주는걸 떠나서 소울메이트라는 게 되게 부러웠어요. 원이라는 사람이 하나 옆에 있으면서 서로 의지도 되는게 부러웠던 것 같아요. 대상이 꼭 남자라는 걸 떠나서 그런 친구가 있다는게.. 원작을 보고도 좋았던 게 그거예요. 공감할 수 있었죠. 자기 일에 바쁘다보니까 다들 연애할 시간도 없잖아요. 가끔 썸을 타긴 하지만 그냥 내 옆에 편한 남사친 있으면 좋겠다는 분들이 사실 되게 많아요. 이런 얘기를 평범하게 해보고 싶었는데 '너사시'가 그랬죠."

그렇다면 하지원은 '너사시' 속 오하나, 최원처럼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할까? 그는 "드라마 전에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는데 드라마를 찍다 보니까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진욱 씨와 사랑에 대한 생각, 고민 등 재밌는 얘기들을 많이 나눴다. '남친이 있는데 원이 같은 사람이 있다. 남친이 허락을 할까?' 그런 얘기들을 했다"며 "저희는 다 '원이 같은 친구가 있으면 나라도 이해할 수 없다'였다. 원이가 다 해주는데 남친이 다 이해할 수는 없다. 감독님이 '원이는 판타지다. 그냥 하자. 현실엔 없을 거야'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사랑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했고, 설레기도 했다. 하지원은 "웨딩 장면이 진짜 좋았다"며 엄지를 척 올렸다. "거길 걷는데 너무너무 좋은 거예요"라며 함박 미소로 당시 감정을 전달했다.

"결혼식 장면을 처음 찍어봐서 그랬나? 17년 동안 두 사람의 이야기를 거길 걸어가는 순간 '이 이야기를 하고싶어서 했나'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하나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요. 사실 이번 드라마 같은 경우엔 오히려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좀 더 없어졌어요. 그냥 그런 남사친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들었죠. 연애를 더 하고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사랑이 쉬운건 아니구나' 많이 느꼈어요."

이어 하지원은 이진욱 외의 오하나 남자들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극 초반 양다리를 걸쳐 오하나에게 상처를 줬던 최정원, 그녀를 이용하려 했던 연하남 엘, 오래 전 상처를 주고 떠났던 윤균상까지. "다 좋은 남자들이다"고 운을 뗀 하지원은 차례로 이들을 칭찬했다.

"역할을 떠나서 다 너무 유쾌하고 재밌었어요. 연기하면서 처음 뵌 분들인데 엘 씨 같은 경우 연기에 대한 열정이 많아요. 되게 열심히 하고 저한테 처음 만나자마자 '누나. 체력은 어떻게 관리 하세요?'라고 묻더라고요. 그런 얘기를 하면서 많이 친해졌어요. 최정원 씨 같은 경우도 되게 웃겨요. 재밌게 호흡을 맞췄죠. 윤균상 씨는 착하고 매너 있고 열정도 있어요. 앞으로 더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누나인데도 불구하고 많이 챙겨줬어요."

드라마를 통해 다양한 스타일의 남자를 만나고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 하지원에게 지금의 이상형을 물었다.

"저도 사실은 막 첫눈에 반하고 설레고 이런 게 1번이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뭔가 원이처럼 잘 통하는 사람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어요.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도 그 친구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고 뭔가 그런 것들이 좋은 것 같아요. 같이 맥주 한 잔 마시면서 아지트도 있었으면 좋겠고, 되게 부럽더라고요. 아! 아지트! 거기 실제로 가면 완전 감성 터져요. 진~짜 좋아요. 정말 너무 너무 좋아요."(웃음)

한편 하지원은 휴식기를 가진 뒤 오는 9월부터 영화 '목숨 건 연애' 촬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배우 하지원.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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