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타석 진입' 강정호, 실제 타율 순위는 NL 17위?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강정호가 드디어 규정타석에 진입했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1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미 프로야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 5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결과로 5경기 연속안타를 이어간 강정호는 시즌 타율 .293를 유지했다. 그리고 이날 4타석에 들어서며 규정타석 진입에 성공했다.

강정호는 최근 조쉬 해리슨, 조디 머서 등의 부상을 틈타 매 경기 주전으로 나서고 있다. 덕분에 규정타석에 가까워졌다. 전날까지 단 한 타석 부족했던 가운데 이날 4타석을 추가하며 정확히 규정타석 기준(피츠버그 110경기, 규정타석 341타석)을 채웠다.

최근 투고타저 경향이 짙은 메이저리그에서 .293라는 타율은 결코 낮은 타율이 아니다. 이날 결과로 강정호는 단번에 내셔널리그 타율 19위로 올라섰다. 내셔널리그 3할 타자는 딱 12명 뿐이다.

실상은 19위가 아닌 17위에 가깝다. 강정호보다 높은 순위에 있는 18명 중 2명은 이제 내셔널리그에 '없는 선수'이기 때문. 트레이드 데드라인 때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팀을 옮긴 트로이 툴로위츠키와 역시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토론토로 이적한 벤 리비어가 순위에 들어있다.

비록 팀은 옮겼지만 아직까지 원소속팀 경기수를 기준으로 이전팀에서의 규정타석을 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툴로위츠키는 콜로라도에서 87경기 타율 .300을 기록한 뒤 토론토 유니폼을 입었다. 리비어는 필라델피아 소속으로 96경기에서 타율 .298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을 보면 이들의 내셔널리그 성적은 토론토에서의 성적이 더해지지 않은, '순수히' 내셔널리그에서의 성적만 남겨져 있다.

강정호는 내셔널리그에 현재 없는 선수들로 인해 순위가 두 계단 밀려 19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는 ESPN 홈페이지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내셔널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로만 보면 17위에 해당한다.

내셔널리그 순위에만 이름을 올리기 위해서는 이전 소속팀에서 502타석을 채워야 하지만 두 명 모두 400타석을 채우지 못했기에 툴로위츠키와 리비어 성적은 시즌 막판이 되면 자연스럽게 내셔널리그 순위에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전체 선수 중에 타율 33위를 기록 중이다. 메이저리그 전체 성적에서는 강정호가 툴로위츠키(타율 .290·35위) 와 리비어(타율 .288·42위)보다 높다. 토론토 팀으로서는 트레이드 효과를 보고 있지만 선수 개인 타율은 낮아졌기 때문.

분명한 것은 17위이든 19위이든 강정호가 규정타석에 진입할만큼 꾸준하게 뛰며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 최고 신인이라 불릴 정도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강정호가 어떤 결과를 남기고 시즌을 마무리할 지 흥미롭다.

[강정호. 사진=AFPBBNEWS]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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