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고흥군] 거친 바다와 뻘의 맛, 고흥 갯장어

여름 별식 생선 중 장어를 최고로 여기는 입맛 까다로운 일본인들이 세계에서 제일 맛있는 갯장어로 고흥산을 꼽는다.

갯장어는 참장어, 바닷장어로도 불린다. 일본어로는 하모다. 뱀장어목 갯장어과 물고기다. 비슷한 장어로는 아나고로 불리는 붕장어, 민물장어로 불리는 뱀장어, 꼼장어로 불리는 먹장어가 있다. 갯장어는 붕장어와 비슷해 헛갈리는 일이 많은데, 대가리에서 보았을 때 등 지느러미가 가슴지느러미보다 먼저 시작되는 게 갯장어다. 또 주둥이가 길고 위턱이 아래턱보다 더 튀어나왔다. 식당에서 흔히 파는 장어는 뱀장어로 양식이다. 갯장어는 양식을 하지 않는다.

고흥 갯장어는 도화면 앞바다에서 주로 잡힌다. 도화면의 해안도로를 따라가면 조그만 포구들이 있고, 포구마다 갯장어잡이 배를 볼 수 있다. 도화면에만 100척 정도의 갯장어잡이 배가 있다. 갯장어를 일본에 수출하는 수집상은 이 지역의 갯장어가 다른 지역의 갯장어보다 맛있는 까닭을 빠른 조수와 바닥의 뻘에서 찾는다. 물살이 거칠고 바닥이 단단해 갯장어가 이를 버티느라 살이 차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본에 수출할 때 '한국산'이라 하지 않고 꼭 '고흥산'이라 쓰고, 그렇게 해야 가격도 더 받는다고 한다.

재밌는 것은 일본인과 한국인의 식성이 달라 갯장어가 맛있다고 하는 철도 다르다는 점이다. 일본에서는 7월을 넘기면 갯장어 먹는 것을 끝낸다. 갯장어가 너무 기름져 맛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름기가 꽉 찬 갯장어를 더 맛있어한다. 고흥 갯장어 어민들은 이런 입맛 차이가 "참 다행"이라고 말한다. 일본에 죄다 수출하면 못 먹을 비싼 갯장어를 맛몰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세은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