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이·배영섭 가세, 삼성 내년 외야경쟁 상상초월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년이 더 골치 아프다."

현재 삼성 외야진은 좌익수 최형우를 비롯해 중견수 박해민, 우익수 구자욱으로 운영된다. 그런데 베테랑 박한이가 갈비뼈 부상에서 회복, 1군 복귀 초읽기에 들어갔다. 최근 방망이를 잡았고 이번 주말 퓨처스리그에 출전할 계획. 9월에는 배영섭이 경찰청에서 제대, 늦어도 내년에는 선수단에 복귀한다. 그리고 박찬도 이영욱이 1군 백업으로 버티고 있다. 현재 1군에 없는 외야수들 중에선 우동균, 최선호, 베테랑 강봉규 등을 1군에 올릴 수 있다.

양과 질에서 리그 최강이다. 어느 팀에 가도 주전 외야수로 뛸만한 선수가 즐비하다. 하지만, 삼성에서 함께 뛰는 한 주전 경쟁을 벌여야 한다. 부동의 4번타자 최형우가 붙박이 좌익수라고 본다면, 결국 중견수와 우익수를 놓고 엄청난 경쟁이 예상된다. 가깝게는 박한이의 1군 컴백 이후, 멀게는 내년 시즌 주전 경쟁이 상상을 초월할 전망.

▲박한이 컴백

류중일 감독은 4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박한이가 빠르면 다음주 초 돌아올 것 같다"라고 했다. 지난주 잠실 원정 당시 2주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박한이의 갈비뼈 부상 회복 속도는 류 감독의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번 주말 퓨처스리그 출전을 거쳐 다음주중으로 컴백이 가능하다.

박한이가 돌아오면 본래 포지션인 우익수로 들어가는 게 확실시된다. 그렇다면 구자욱과 박해민의 입지가 애매해진다. 두 사람이 중견수를 놓고 자리다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무릎을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채태인이 선발에서 빠지는 날에는 구자욱이 1루로 가면 된다. 그러나 채태인이 정상적으로 출전한다면 박해민, 구자욱, 박한이가 동시에 선발라인업에 들어가는 건 불가능하다. 류 감독은 "한이를 선발로 넣고 타격이 부진한 선수를 백업으로 돌릴 수도 있다. 반대로 한이가 대타로 나갈 수도 있다"라고 했다.

▲배영섭 제대

또 하나의 변수는 배영섭. 9월 제대하는 배영섭은 곧바로 1군에서 뛸 수 있다. 류중일 감독은 수 차례 "고민 중이다"라고 털어놨다. 배영섭은 류 감독이 선호하는 오른손 외야수. 하지만, 박 터지는 외야 경쟁 속에서 배영섭을 1군에 곧바로 등록한다고 해도 매 경기 선발로 나갈 수 있을 것인지는 미지수.

류 감독이 "내년이 더 골치 아프다"라고 말한 건 배영섭이 완전히 자리잡는 내년 시즌 외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기 때문. 쉽게 말해서 최형우가 붙박이라고 본다면 박해민, 구자욱, 박한이, 배영섭이 중견수와 우익수를 놓고 2:1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배영섭이 가세하면 기존 외야 백업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진다.

일단 류 감독은 배영섭이 돌아오는 동시에 박찬도를 군에 보낼 계획을 갖고 있다. 그는 "주전급 중에선 해민이가 군대를 가야 하는데, 내년에 보낼 계획은 없다. 박해민의 입대 시기는 김헌곤이 돌아오는 내년 이후"라고 못 박았다. 결국 류 감독은 배영섭 복귀 이후 쟁쟁한 외야수들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과제를 받는다. 그들 모두 공수에서 리그 상위권 기량을 갖췄다.

사실 배영섭의 전력 가세 시점 자체가 더 중요하다. 올 시즌 직후 2차 드래프트가 열린다. 외국인선수, 신인, FA선수를 제외하고 40인 보호선수 명단을 작성해야 한다. 만약 삼성이 배영섭을 9월 선수단에 등록해버리면 시즌 후 보호해야 할 선수가 1명 늘어난다. FA 시장도 마찬가지. 삼성이 배영섭을 올 시즌에 등록하지 않으면 배영섭은 올 시즌 후 자동적으로 군 보류선수로 분류, 2차드래프트와 FA 시장에서 삼성의 보호를 받는다.

[박한이(위), 배영섭(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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