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앱' 밴드 원더걸스, 실수해도 괜찮아 '이제 시작이야'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간절히 모은 손에서 이들의 진심과 떨림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4인조 밴드로 변신한 걸그룹 원더걸스가 3일 네이버 V앱을 통해 전 세계로 정규 3집 'REBOOT' 쇼케이스 현장을 생중계했다.

팀 재정비 후 3년 만에 원더걸스란 이름으로 앨범을 내놓은 예은, 유빈, 선미, 혜림 등은 이날 타이틀곡 'I Feel You'를 비롯해 새 앨범 수록곡 'Baby Don't Play', 'Back', 'Rewind' 등의 무대를 선보였다. 또한 'Tell Me'와 'Nobody' 등 원더걸스 최고의 히트곡을 밴드 버전으로 편곡해 내놓았다.

무엇보다 관심은 원더걸스의 연주였다. 이들은 밴드로의 전환을 선언하며 자신들이 직접 연주를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메인 파트는 예은이 피아노, 유빈이 드럼, 선미가 베이스, 혜림이 기타 등으로 실제 이날 무대에서 멤버들은 연주는 물론 노래와 댄스까지 동시에 소화했다. 그동안 밴드 원더걸스를 위해 남몰래 흘렸을 땀과 눈물이 짐작되는 무대였다. 선미는 "이렇게 밴드로 여러분 앞에 서기까지 정말 하루도 안 쉬고 다같이 합주를 했다"고 고백했다.

다만 멤버들의 표정은 마냥 밝지는 않았다. 쇼케이스 후 이어진 대기실 토크쇼에서 원더걸스 멤버들은 연신 "아쉽다"고 했다. 혜림은 "생각보다 못해서 속상하다"고 했고, 유빈은 "역시 공연 경험이 중요한 듯하다. 처음이라 긴장했고, 연습한 것에 비해 60% 정도 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사실 이날 무대는 원더걸스가 밴드로 관객 앞에 선 정식 첫 공연이었다. 예은은 "진짜 연습은 많이 했는데, 실전이란 것을 안 해봐서 너무 긴장됐다. 연습실에서 합주할 때보다 조금 아쉬웠다"고 했는데, 예은의 말처럼 원더걸스의 연주와 노래는 유려했다기보다는 긴장되고 서투른 느낌이 더 컸다.

그럼에도 원더걸스는 박수 받을 자격 있었다.

아무리 밴드 변신을 위해 노력을 쏟았더라도 애당초 수년간 갈고닦고 숱한 공연을 한 유수의 밴드들만큼 순식간에 뛰어난 실력을 기대하기는 불가능했다.

그럼에도 최근 걸그룹들이 선정적인 이미지 경쟁에 열을 올리고 실력보다는 겉 포장에 신경쓰고 있는 현실에서 원더걸스의 밴드 변신은 그 도전만으로도 파격적인 실험으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했다. 밴드 원더걸스는 완성된 밴드가 아닌 이제 막 발걸음을 뗀 시작하는 밴드인 셈이다.

예은은 "긴장을 많이 해서 미흡한 부분도 있었겠지만 즐겁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면서 "이제 활동을 시작했으니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원더걸스가 밴드로 얼마나 성장하게 될지 기대된다.

[사진 = 네이버 V앱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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