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마운드, 예비전력 정인욱 활용방안은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다시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KBO는 8월 중 주말 2연전 우천취소에 한해 월요일 경기 도입을 사실상 확정했다.(프리미어 12 준비 기간 확보를 위해 불가피한 도입.) 월요일에 경기를 갖는 팀은 그 주에만 7연전을 치른다. 그럴 경우 선발로테이션은 어떻게 운영될까. 기존 5선발 체제를 흔들지 않아도 된다. 예를 들어 월, 화요일 선발 등판한 투수에게 나흘 휴식을 부여한 뒤 토, 일요일에 다시 선발 등판시켜도 무방하다.

하지만, 월요일 경기를 갖는 대다수 팀은 임시 6선발 체제를 가동할 가능성이 크다. 무더운데다 시즌 종반으로 향하는 시점. 투수들의 체력이 좋지 않다. 기존 선발투수들에게 5일 휴식을 보장하는 대신, 임시 선발투수를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점에서 4~5선발이 불안한 팀은 월요일 경기를 치를 경우 선발투수 배치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반면 삼성처럼 선발진이 잘 돌아가는 팀의 경우 월요일 경기가 포함된 7연전도 비교적 여유있게 치를 수 있다. 6선발 후보군들도 준비 중이다.

▲다시 공 잡은 정인욱

삼성 류중일 감독은 2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정인욱이 다시 공을 잡았다. 2군에서 던지고 있다"라고 했다. 정인욱은 2012시즌을 끝으로 지난 2년간 상무에서 군 복무를 한 뒤 제대했다. 올해 삼성의 괌,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도 참가했다. 그러나 오키나와 연습경기서 좋지 않았다. 수 차례 선발로 기회를 받았으나 난타 당했다.

구위가 좋지 않았다. 구속이 뚝 떨어졌다. 전반적인 제구력이 특A급이 아닌 정인욱에겐 구속과 구위가 매우 중요하다. 투수의 스피드를 중시하는 류 감독도 최고 140km 초반에 그친 정인욱의 구속이 탐탁지 않았다. 물론 이유도 있었다. 2014년 상무에서 어깨 통증을 호소했다. 제대로 공을 던지지 못했다. 그 부작용으로 실전서 구속이 떨어진 것.

정인욱은 시범경기서 최종적으로 1군 합류가 불발됐다. 이후 2군서 1군 진입을 준비해왔다. 그러나 류 감독에 따르면 정인욱은 다시 어깨 통증을 호소했고, 재활에 집중했다. 류 감독도 사실상 올 시즌 정인욱의 1군 콜업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 하지만, 최근 다시 상황은 달라졌다. 재활을 마쳤고, 지난 2일 상무와의 퓨처스리그서 선발 등판, 4⅔이닝 9피안타 3탈삼진 1볼넷 7실점(4자책)을 기록했다. 썩 좋지 않은 기록이지만,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과정인 걸 감안하면 그렇게 실망할 필요도 없다. 류 감독은 "계속 지켜보고 있다"라고 했다.

▲예비 선발투수

류 감독은 "월요일 경기를 치르면 선발투수 한 명이 더 필요하다. 정인욱도 있고 장필준도 준비 중인데 정인욱이 1순위"라고 했다. 이어 "상황을 봐서 정인욱을 1군에 올려볼 생각도 있다. 일단 선발로 준비 중인데 구원으로 쓸 수도 있다"라고 했다.

이 말은 의미가 있다. 정인욱이 당장 1군에 올라오긴 쉽지 않다. 퓨처스리그서 몇 차례 추가로 등판, 몸 상태와 투구내용을 체크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정황상 월요일 경기가 걸릴 때에 맞춰 1군 콜업, 임시 선발을 맡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 사실 정인욱의 몸 상태가 더 좋아진다면 월요일 경기 성사를 떠나서 1군에 올라오지 못할 이유는 전혀 없다.

직구 구속이 관건이지만, 정인욱의 커브와 슬라이더는 분명 매력적이다. 류 감독은 "커브와 슬라이더의 구속도 빠르다"라고 했다. 물론 구위를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제구가 흔들리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구속만 어느 정도 올라온다면 1군에서의 조정을 통해 제구와 경기운영 등을 조금씩 보완할 수 있다. 그리고 1군에서 선발과 구원 경험 모두 풍부하다. 몸 상태만 완벽하게 회복, 구위를 끌어올릴 경우 1군에서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류 감독은 시즌 막판 승부처에서 선발 1+1 가동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도 고개를 끄덕였다. 정인욱을 +1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

삼성 선발진은 전반기 막판 약간 흔들렸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다시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타일러 클로이드와 차우찬이 약간 불안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준수하다. 이런 상황서 정인욱이 예비전력으로 가세할 경우 삼성 선발진과 계투진이 동시에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월요일 경기, 9월13일 이후 불규칙적인 스케줄 속에서 삼성의 순위다툼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정인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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