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찾사-기묘한 이야기', "영유아가 더 좋아해주니 신기하죠" (인터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지난해 11월 첫 선을 보인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 코너 '기묘한 이야기'는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효자 코너가 됐다. 세상에 일어나는 오감을 자극하고 오싹한 기묘한 이야기들을 재치 있게 풀어낸 코너로 개그맨 오민우, 최기영, 개그우먼 박지현이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오민우, 최기영, 박지현은 코너를 만들며 올해 2월까지로 목표를 잡았다. 하지만 첫방송 후 좋은 반응을 얻었고, 특이한 콘셉트와 공감대 형성을 통해 사랑 받는 코너로 자리 잡았다.

"첫 회 때 저희 생각보다 많이 웃어 주셔서 '이 정도인가?' 했을 정도예요. 자신은 있었지만 기대하면 실망감이 커질 것 같아서 '무조건 웃을 거야'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마음을 비웠죠. 근데 반응이 생각보다 좋았고 계속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아무래도 공감대를 말하는 코너이다 보니까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빨랐던 것 같아요. 이어서 보지 않아도 되는 거고 항상 새로우니까 그게 장점으로 통한 거죠."(오민우)

1983년생 동갑내기인 오민우와 최기영, 이들과 10살 나이 차이가 나는 1993년생 박지현의 조합은 신선했다. 검은색 옷을 맞춰 입고 무표정으로 오싹한 말투를 선보이는 세 사람은 선후배 조합이 딱 맞아 떨어져 매력이 극대화됐다.

오민우는 이전 코너가 잘 되지 않아 최기영과 손을 잡았다. '웃찾사' 개그맨 선배들이 모두 탐내는 끼 많은 박지현이 합류하면서 코너를 짜기 시작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났기 때문에 연인 관계 설정은 접어뒀고, 브릿지 코너를 구상했다.

박지현은 선배들과의 만남에 대해 "'웃찾사' 극장에서 선배들을 봤다. '엄마미아'를 하면서 친해졌다. (오)민우 선배는 극장에서 살다시피 했는데 (최)기영 선배는 잘 안 나타나더라. 그 때까진 둘 다 '뭐 하는 사람인가' 했다"며 웃었다.

최기영, 오민우는 박지현을 칭찬했다. 최기영은 "시작은 우리가 끌어준 느낌이었는데 (박)지현이가 워낙 잘 하고 개그우먼으로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고, 오민우는 "놓치고 싶지 않은 후배였다"고 말했다. 선배들 칭찬에 박지현은 당황하면서도 칭찬이 싫지 않은 듯 함박 웃음을 지었다.

"저는 스무살 때 들어와서 선배들이 여자 후배보다는 여동생 느낌으로 보면서 처음부터 귀여워해줬어요. 귀여워해주니까 거기에 맞춰서 '아, 선배님~' 하다 보니까 더 예뻐해주신 것 같아요. 첫 인상이 아기 같아서 선배들한테 더 호감이 가는 것 같기도 해요. 나이가 있는 상태로 들어왔으면 아기보다는 후배로 생각했을텐데 너무 어릴 때 들어와서 좋은 점이 있었죠."(박지현)

최기영, 오민우는 박지현에 대해 "'웃찾사'의 국민여동생이다"며 계속해서 박지현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박지현은 "오빠들의 예쁨을 받는 것이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세 사람은 실제 남매처럼 투닥거리면서도 서로를 아꼈다. 10살 나이 차이 때문에 세대 차이를 가끔 느낄 때도 있지만 '개그'에 대한 열정이 같기에 서로를 도우며 발전하고 있다. 오민우는 엄마, 최기영은 철없는 첫째 아들, 박지현은 귀여운 막내 역할을 하고 있다.

주로 아이디어는 오민우가 낸다. 최기영은 아슬아슬하지만 통통 튀는 아이디어와 과감하게 벗는 퍼포먼스로 웃음을 준다. 홍일점 박지현은 독특한 말투로 가운데에 서서 균형을 잡고 있다.

"예전에 대학로 소극장에서 브릿지 코너를 한적이 있는데 신났던 기억이 있어요. 조금만 타협하면 관객들을 웃길 수 있겠다고 확신했죠. 공감대 코너를 해보면 괜찮겠다는 생각에 기획했어요. 초반엔 서로가 너무 웃겨서 웃음을 참지 못했어요. 입만 열면 터졌어요. 혼나기도 했어요."(오민우)

"세명 다 앞만 보고 하니 더 괜찮았던 것 같아요. 서로 얼굴을 보면서 했다면 못했을 것 같아요. 민우가 많이 잡아줬죠. 민우는 '웃찾사'에서 아이디어가 제일 좋아요. 뭘 해도 잘 살 것 같은데 제 생각엔 나중에 '웃찾사'에서 개그맨을 하지 않아도 작가로 일할 수 있을 것 같아요."(최기영)

세 사람은 확실히 '기묘한 이야기'를 하며 발전하고 있다. 최기영, 박지현은 오민우에게 "그만해. 싸우지 말고 친하게 좀 지내라"라고 잔소리를 들을 정도로 투닥거리지만 그 바탕엔 애정이 있다. 오민우는 이들을 잡아주며 세 사람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그림을 만들고 있다. 오민우, 최기영은 박지현이 어리다고 해서 무시하지 않는다. 박지현은 어린 나이지만 오민우, 최기영의 도움을 받으며 다른 후배들에게 멋진 선배가 되려 한다.

"후배들이 선배랑 코너를 하면 계속 긴장하고 있어요. 아이디어를 내도 선배들이 '재미 없어' 하면 말을 못 꺼내죠. 기죽고 자신감이 떨어지거든요. 근데 오빠들은 분위기를 그냥 편하게 해주니까 자신있게 할 수 있어요. 기가 죽고 자신감이 떨어져도 '재미 없어'라고 하기보다 '이런건 어때?'라고 물어봐 주니까 아이디어 내는 것도 많이 배우고 있죠. 연기를 배우기도 하지만 공감대를 형성하는 아이디어를 내는 것도 배우고 있어요. 개그에는 정답이 없잖아요. 근데 오빠들은 경험이 있으니 잘 다듬어주죠."(박지현)

최기영은 "가족 같은 분위기"라고 팀을 설명했다. 그는 "민우, 지현이랑 있으면 엄마, 여동생이랑 같이 얘기하는 느낌이다. 작가 누나도 밝고 행복하다"며 "시청자들이 앞으로도 많이 계속 사랑해 주시면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정말 할 수 있는 한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는 '기묘한 이야기'를 비롯 '웃찾사'가 예전보다 큰 사랑을 받고 있지만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웃찾사'는 위기를 겪었다. 출연 개그맨들의 사기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꾸준히 달려온 결과, 이들을 알아보는 팬들도 많아졌고 확실히 달라진 반응이 느껴지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웃찾사'를 신경 안 쓰는 것보다 싫어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무조건 '재미 없다'고 하는 분들이 많았죠. 하지만 반년 전부터 '웃찾사'에 대해 '재미있다', '물올랐다' 등 응원하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힘이 났죠. 특히 초등학생들이 많이 좋아해주는데 월요일에 학교 와서 '웃찾사' 얘기를 그렇게 한대요. 조카도 자랑스러워 하더라고요."(오민우)

"초등학생도 좋아해주는데 저흰 완전 영유아도 되게 좋아하더라고요.(웃음) 사실 저는 벗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성인들이 좋아해줄 줄 알았는데 아이들이 좋아해주니 신기했어요. 초등학생들이 'T팬티 아저씨다'라고 한적도 있어요. 또 16개월된 말도 못하는 아이가 '기묘한 이야기'가 나오면 멈춰서 보고 그런다고 하니 신기하죠."(최기영)

성인을 넘어 학생, 영유아까지 좋아하게 되기까지 이들의 끈기가 한 몫 했다. 선입견을 이겨낸 의지도 중요했다. 오민우는 "'개그투나잇'에서 '웃찾사'로 바뀔 때 욕도 많이 먹었다"며 "'무작정 싫어하지 마시고 보고나서 말해달라'고 한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이제는 욕을 해도 무작정 '재미 없어'가 아니고 '이건 재미 있는데 이건 재미 없다' 이런식으로 보고난 뒤 말을 해줘요. 극복했다기보다 그냥 '내 할 일을 하고 최선을 다 하면 언젠가는 누구라도 알아주지 않을까'라는 마음이 있었어요. 계속 할 일이니까요. 포기할 일도 아니고.. 누가 보면 높은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웃찾사' 무대를 밟기까지 되게 오래 걸렸어요. 그러니 쉽게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버텼죠."(오민우)

경제적인 부분도 견뎌내야 했다. 최기영은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개그를 그만두는 동료를 보면서 자신도 포기해야 하나 고민하며 무서워 했다. 그러나 대리운전까지 하며 끝까지 버티려 했다.

"다른 사람들은 못 하고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일단 저희는 방송을 하는 것 자체도 행복한 거잖아요. '웃찾사' 코너들 중 기억에 남는 코너가 된다는 것도 행복하고요. 개그맨들 인생에 있어서 자기 이름을 알리거나 큰 인기를 갖는 코너는 하나 있을까 말까잖아요. 물론 우리가 그정도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웃찾사'에 우리가 있다를 '기묘한 이야기'를 통해 알렸으니 행복하죠. 많이들 알아봐 주시니 신기하기도 하고 셋 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박지현)

마지막으로 오민우, 최기영, 박지현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오민우는 "일단 '기묘한 이야기' 못지 않은 코너를 짜야 나라는 사람을 알릴 수가 있어서 다음 코너 짤 생각밖에 없다"며 "버라이어티나 다른 분야에 대한 생각은 없고 '다음 코너 뭐 짜지?'라는 생각만 하고 있다. 일단은 '웃찾사'에 올인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최기영 역시 '웃찾사'가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기본이다. 그는 "개그를 진짜 좋아하기 때문에 새 코너도 그렇고 열심히 하는건 당연한건데 '웃찾사'가 잘 됐으면 좋겠다"며 "내가 '웃찾사'에 감히, 조금이라도 기여를 해서 '웃찾사'가 대박 나기를 항상 바라고 있다.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살을 뺄 것"이라고 운을 뗀 박지현은 "일단은 난 아직도 배운다고 생각하고 어떤 선배랑 같이하건 후배랑 같이 하건 뭐든 배울 것"이라고 했다.

"개그우먼으로서 저라는 사람을 좋아하는 코너를 하고 싶어요. 사람이 보여야 그 코너도 좋아하게 되는 거거든요. 코너만 알고 사람 이름이나 캐릭터를 기억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람을 좋아하면 코너도 좋아지고 '웃찾사'도 좋아지게 될 것 같아요. 사람이 보이는 코너를 만들고 싶고 호감 있는 개그를 하고싶어요. '저 사람이 뭘 하든 좋아. 손만 흔들어도 좋아'라고 할 정도로 사람이 좋은 개그를 하고 싶어요. 아직은 개그를 잘 몰라서 배운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습니다."(박지현)

한편 '웃찾사'는 매주 일요일 오후 8시 45분 방송된다.

[오민우, 박지현, 최기영(왼쪽부터).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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