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돌아봐', 논란해명·노이즈·성공적? [김미리의 솔.까.말]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나를 돌아봐'가 지난주에 이어 논란 해명 방송을 이어 나갔다.

31일 오후 방송된 KBS 2TV '나를 돌아봐'에서는 조영남의 하차선언과 김수미의 활동 중단 선언으로 후폭풍을 몰고 온 제작발표회 전말이 공개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드디어 제작발표회 당시 모습이 전파를 탔다. 첫회 방송에서 전말이 공개되는가 싶었지만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의 모습이 공개되는 선에서 그쳤다.

'나를 돌아봐' 측은 제작발표회 현장을 디테일하게 잡아냈다. 시작 전 출연자들이 모여 식사를 하는 모습부터 제작발표회 당시 다른 출연자가 이야기하고 있을 때 또 다른 출연자가 딴짓을 하는 모습, 그리고 논란의 제작발표회 이후 모습 등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 모습들은 대부분 유쾌하게 그려졌다. 조영남이 제작발표회를 이탈, 프로그램 하차를 선언했던 두 명의 출연진이 재합류를 결정하기까지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걸렸을 뿐 아니라 이 사건으로 연예계 안팎이 시끄러웠지만 제작진은 스스로 '전대미문의 제작보고회'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여기에 CG와 웃음소리를 삽입했다.

또 김수미가 악성 댓글로 심한 충격을 받아 자해를 했다고 털어놨을 때도 효과음과 함께 제작진의 머리를 크게 확대하며 예능 분위기를 살렸다. 논란의 제작발표회를 예능으로 풀어내겠다는 제작진의 의도가 느껴졌다. 출연진들의 돌발 발언과 행동이 웃음을 주는데 한 몫 한 걸 부인할 수 없지만, 이런 식으로 그려내기엔 너무나 무거운 이야기였다.

이후 조영남이 포스터 촬영장에 나타나지 않으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긴장감을 안기는 음악과 함께 이경규와 담당PD가 조영남의 집을 찾아가는 모습이 그러졌다. 곧이어 '오랜 시간 영남을 설득한 제작진'이라는 자막이 등장했고, 별다른 설명 없이 기사와 방송 보도 등을 이용해 조영남의 재합류 소식을 전했다.

다시 이어진 영상은 웃음기 넘쳤다. 웃음소리 삽입도 여전했다. 그 전까지의 심각한 분위기는 사라지고 없었다. 논란의 그림자는 어느 곳에도 남아있지 않았다.

앞서 '나를 돌아봐' 제작진은 김수미의 촬영 재개 소식과 함께 공식 입장을 전했다. 제작진은 "일련의 상황들을 세심하게 챙기지 못한 제작진의 책임이 크다고 느끼기에 '나를 돌아봐' 제작진은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저희 제작진은 자아 성찰이라는 기획 의도에 더욱 충실한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 여러분께 보답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방송은 제작진의 약속했던 '자아성찰에 충실한 프로그램'이 과연 어떤 프로그램인지 의문을 들게 했다.

시청자들은 제작보고회 사건을 다음주에도 보게 된다. 방송 말미 조영남과 김수미가 만나는 모습이 등장했다. 조영남이 김수미의 어깨를 '짝' 소리가 나게 쳤고, 김수미는 "저질이에요"라는 말을 내뱉었다. 박명수는 "그만해요"라고 버럭 했다. 이와 함께 '과연 이 둘은 화해할 수 있을까? 다음주에 공개됩니다'라는 자막이 등장했다. 두 사람의 대립을 극대화시킨 자극적 편집이었다. 지금까지의 방송만 놓고 보자면 '나를 돌아봐'는 예능으로서 시청자들이 웃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일지는 모르겠지만 자아 성찰을 하는 프로그램은 아닌 듯하다.

[사진 = KBS 2TV '나를 돌아봐'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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