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승' 삼성, 선두독주 긍정론과 신중론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이 선두독주체제를 갖춘 것일까.

삼성은 올 시즌 유독 연승과 연패가 잦다. 물론 연승이 연패보다 더 많다. 3연승 3회, 4연승 3회에 5연승과 6연승, 7연승도 1회 달성했다. 그리고 4연패 2회에 5연패 1회가 있었다. 확실히 예년보다 치고 나가는 페이스가 느린 건 분명한 사실. 하지만, 6월 6일부터 11일까지 류중일 감독 부임 후 최다 5연패 타이기록을 세운 뒤 3~4연패 이상의 장기연패는 없었다. 그 사이 2연승과 2연패를 반복했지만, 3연승 1회와 4연승 2회에 성공하면서 승패 마진 +18, 55승37패 승률 0.598까지 끌어올렸다.

삼성은 후반기 첫 주 패-승-패-승-패-승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번주 지난 1~2개월 가까이 선두권에서 치열한 접전을 펼쳤던 NC, 두산과의 6연전을 맞이했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주 대전 원정서 "다음주 일정이 정말 중요하다. 최소 3승3패를 해야 한다"라고 했는데, NC와의 주중 홈 3연전을 싹쓸이하면서 일찌감치 3승을 확보했다. 삼성이 최근 4연승에 성공한 사이 NC와 두산은 나란히 뒷걸음질쳤다. 결국 삼성은 31일 현재 2위 두산에 3경기, 3위 넥센에 3.5경기, 4위 NC에 4.5경기 앞섰다. 삼성이 선두독주체제를 갖춘 것일까.

▲긍정론

삼성은 5월부터 두산, NC와 선두권을 형성했다. 자고 나면 1~2위가 바뀌었다. 삼성도 2~3위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후반기 첫 4연승으로 2~3위 팀들과의 격차가 지난 1~2개월 통틀어 가장 크게 벌어졌다. 삼성이 주말 잠실 두산 3연전서 최소 2승1패를 할 경우 두산과의 격차를 1게임 더 벌릴 수 있다. 그럴 경우 삼성이 급격히 장기연패에 빠지지 않는 한 8~9월에도 선두를 안정적으로 고수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8월 중순까지의 일정은 그렇게 나쁘지 않다. 다음주부터 향후 2주간 KT-SK-넥센-LG-KIA-한화를 차례대로 만난다. 최근 상승세의 넥센, 올 시즌 유독 삼성에 강한 KIA, 한화를 만나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중, 하위권 팀들 위주의 매치업. 올 시즌 삼성이 중, 하위권 팀들을 확실하게 잡지 못한 인상은 분명히 있었지만, 현재 투타 밸런스가 비교적 좋은 편. 정황상 치고 나갈 찬스를 잡은 건 확실하다. 이번 찬스서 선두독주 기반을 잡아놓으면 시즌 막판까지 선두싸움서 유리한 국면을 점할 수 있다. 어쨌든 시즌 70% 지점이 지난 현 상황서는 앞서가는 팀이 뒤에서 쫓는 팀보다 심리적으로 유리하다.

특히 삼성의 최다장점인 타선 폭발력이 안정적이다. 들쭉날쭉했던 타선은 7월 한달간 안정적인 행보. 박한이가 빠졌지만, 구자욱, 박해민으로 이어지는 테이블세터가 자리를 잡았다. 박석민이 완전히 살아나면서 클린업트리오 파괴력도 좋아졌다. 현재 유일한 장기 부상자 박한이도 컴백 초읽기에 들어갔다. 결국 8월 삼성타선은 7월 상승세에 반하는 조정기를 겪을 때가 오겠지만, 궁극적으로는 7월에 보여줬던 파괴력을 기본으로 깔고 갈 가능성이 크다. 선발진에선 타일러 클로이드와 장원삼이 여전히 기복이 있지만, 윤성환 알프레도 피가로 차우찬의 후반기 스타트가 좋다. 삼성은 설령 클로이드와 장원삼이 기복을 줄이지 못하더라도 나머지 3명만이라도 안정된 행보를 보여준다면 강한 타선, 수비력과 맞물려 좋은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다.

▲신중론

안심은 이르다. 6월 6일~11일 5연패 이후 3연패 이상의 장기연패는 없었지만, 올 시즌 삼성은 전반적으로 장기연승 뒤 장기연패가 잦았다. 시즌 초반에는 타선의 심한 기복이 문제였지만, 전반기 막판부터는 마운드의 기복이 더 심했다. 마운드 기복의 진원지는 불펜. 류 감독은 수 차례 "불펜이 지난해보다 점수를 많이 준다"라고 아쉬워했다.

이 부분은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삼성 불펜의 뉴 페이스 발굴 실패는 1~2년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 2012년 심창민 이후 필승조로 새롭게 자리매김한 젊은 투수가 없다. 현재 냉정히 볼 때 안지만, 임창용 외에는 믿고 맡길만한 불펜투수가 없다. 29~30일 NC에 대승하는 흐름이었으나 경기 막판 추격을 허용하며 박빙승부와 난타전을 허락한 건 결국 불펜 추격조가 약하다는 의미. 올 시즌 삼성의 경기 막판 마운드는 예년보다 불안하다.

이런 상황서 타선과 선발진에서 약간의 균열(페이스 업-다운, 컨디션-체력 저조 현상 등)이 발생할 경우 불펜의 불안정성과 맞물려 팀 경기력의 하락으로 이어질 위험성을 안고 있다. 전반기 장기연승 후 장기연패가 이어졌던 패턴도 대부분 이런 케이스. 아직 팀당 50경기 이상 남겨둔 상황. 후반기 초반 선두독주체제 찬스를 잡았지만, 안심은 이르다. 또한, 8월 10일 이후 편성될 월요일 경기-7연전도 중대한 변수. 예년보다 마운드 물량이 풍족하지 않은 삼성이 결코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

삼성 전력이 예년만큼 완성도가 높지 않다. 반면 타 구단들의 전력은 만만찮다. 순위싸움 구도는 여전히 크게 변화할 가능성을 안고 있다. 삼성으로선 긍정적인 부분을 극대화하고 불안요소를 최소화, 선두다툼 레이스의 안정감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물론 현 시점에선 선두독주의 기회를 다시 한번 잡은 건 분명하다.

[삼성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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