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막강타선, 여전히 타순 큰 변화 가능성 있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타선은 여전히 타순변화의 가능성을 갖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타순을 흔드는 걸 선호하지 않는다. 지난 3~4년간 동안 스타일이 그랬다. 막강한 주전라인업의 특성상 굳이 타순을 흔들 필요성도 없었다. 그리고 류 감독의 설명대로 삼성 백업 야수층이 전반적으로 매우 두꺼운 편도 아니다.

하지만, 올 시즌 삼성 타순 변화는 예년보다 심하다. 지난해 톱타자 야마이코 나바로가 타율과 출루율이 떨어지면서 3번 타순으로 이동했다. 자연스럽게 테이블세터와 클린업트리오 구성에 변화가 생겼다. 하위타선의 변화도 이어졌다. 특히 구자욱과 박해민의 타순은 많이 바뀌었다. 그리고 예년보다 주전들의 부상과 이탈이 잦았다. 올 시즌 채태인, 박석민, 김상수가 부상으로 1군에서 빠진 경험이 있다. 그러면서 많은 선수들이 주전과 백업을 오갔고, 타순도 바뀌었다. 지금도 박한이가 1군에 돌아오지 못한 상태.

그런데 박석민과 김상수가 돌아오고, 구자욱과 박해민이 맹활약하면서 라인업 변동폭이 서서히 줄어들었다. 최근 구자욱(우익수)-박해민(중견수)-나바로(2루수)-최형우(좌익수)-채태인(1루수)-이승엽(지명타자)-박석민(3루수)-이지영(포수)-김상수(유격수)로 이어지는 라인업이 가장 많이 사용됐다. 물론 29일 경기서는 채태인과 박석민이 타순을 맞바꿨다.

▲박한이 컴백

여전히 큰 폭의 타순 변화 가능성이 감지된다. 이제까지는 부상과 부진으로 인한 좋지 않은 의미였다면, 앞으로는 좀 더 발전적 의미의 타순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가장 큰 부분은 박한이의 컴백. 박한이는 최근 본격적으로 방망이를 잡았다. 늦어도 8월 초에는 1군에 컴백할 가능성이 크다. 박한이의 컴백은 삼성 타순의 변화로 이어지게 된다.

박한이의 포지션은 우익수. 그런데 현재 우익수는 구자욱. 박한이가 돌아오면 박해민, 구자욱과의 외야 공존은 불가능하다. 물론 구자욱을 빼고 박한이를 톱타자로 집어넣으면 타순 변화는 최소화된다. 하지만, 팀내 리딩히터이자 리그 타율 3위(0.352), 신인왕 후보 1순위로 떠오른 슈퍼루키를 쉽게 백업으로 돌릴 수 있을까. 구자욱이 박한이에게 우익수를 내주고 다른 포지션으로 옮긴다면 같은 외야수인 박해민, 1루수 채태인의 포지션과 타순에도 자연스럽게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결국 류 감독이 최상의 라인업을 꾸려야 한다. 분명히 교통정리를 해야 할 부분.

또 하나. 류 감독은 지난주 대전 원정에서 "배영섭의 활용도도 생각하고 있다"라고 했다. 9월 경찰청에서 제대하는 외야수 배영섭이 정규시즌 막판 일정을 삼성에서 소화하는 건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그럴 경우 외야진 정리가 또 한번 필요하다. 그리고 시즌 후 FA, 2차 드래프트 때 보호해야 할 선수가 1명 늘어난다는 부담은 분명히 있다.

▲유동적인 7번

삼성의 전통적인 중심타선은 채태인~최형우~박석민~이승엽. 그러나 나바로가 3번타순에 들어오면서 이 구도가 완전히 깨졌다. 결국 부상과 타격감 저하에 시달렸던 박석민이 가장 먼저 7번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박석민의 타격감이 올라오면서 반대로 타격감이 좋지 않은 채태인이 7번으로 내려갔다.

기본적으로 박석민과 채태인이 7번 타순에 들어설만한 타자는 아니다. 주전라인업이 탄탄한 삼성이라서 벌어진 일. 하지만, 현 상황에선 누군가는 7번에 들어갈 수 있고, 타격감과 몸 상태에 따라 타순이 유동적으로 계속 바뀔 수 있다. 나바로도 타격감이 떨어진다면 하위타선으로 내려갈지도 모르는 일.

결국 류 감독의 기민한 판단과 타순 재배치가 시즌 막판 삼성 라인업의 위력을 크게 좌우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류 감독은 스타일상 고정 라인업을 선호하지만, 지금은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구자욱의 성장세가 생각보다 너무나도 가파르다. 그리고 2년 연속 팀 타율 3할에 도전할 정도로 주전들의 애버리지가 높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다.

[박한이(위), 채태인(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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