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언 감 찾았다" 야신의 발언, 허언이 아니었다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김경언이 오잖아. 이전과 달라. 감을 찾았다고."

'야신'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김경언이 돌아왔다. 모두가 놀라움을 금치 못하던 시즌 초반 그 모습으로.

김경언은 지난 5월 26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임준혁의 공에 종아리를 맞아 교체됐고, 42일간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지난 8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복귀했으나 5경기에서 6타수 무안타(4삼진)로 침묵했다. 김 감독은 16일 청주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김경언을 2군으로 내려보내며 "일단 경기에 많이 나가면서 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당시 김경언의 타격 밸런스는 완전히 무너져 있었다. 한창 좋았던 시즌 초반 모습과 거리가 멀었다. 김 감독은 "김경언이 작년으로 돌아갔다.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김경언을 믿었다. 그는 부상 전까지 올 시즌 46경기에서 타율 3할 5푼 2리 8홈런 35타점 28득점 출루율 4할 3푼 7리, 장타율 5할 6푼 2리 맹타를 휘둘렀다. 단순히 라인업에 힘을 보태는 정도가 아닌, 없어선 안 될 타자였다. 하루빨리 제 컨디션을 찾아야 했다. 김 감독은 22일 수원 kt wiz전을 앞두고 "삼성전(26일)부터 김경언이 온다. 이전과 다르다. 감을 찾았다"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김경언은 퓨처스리그에서 3경기(13타수 3안타 1홈런 1타점)를 치르고 26일 1군에 복귀했는데, 2경기에서 9타수 5안타(타율 0.556) 1홈런 4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특히 28일 두산전에서 2루타 포함 3안타 3타점 1득점 맹타를 휘둘렀는데, 이날 안타 3개 모두 인상적이었다. 1회초와 8회초 깨끗한 중전 적시타, 3회초 우익수 방면 적시 2루타 모두 환상적인 배트컨트롤이 동반된 결과. 패스트볼 2개와 커브를 받아쳤다.

타격감이 돌아왔다고 보기에 전혀 무리가 없었다. 시즌 초반 맹타를 휘두를 때 바로 그 스윙이었다. 실전 감각을 찾으니 무서울 게 없었다. 김 감독도 이날 경기 후 "김경언이 살아났다. 클린업트리오가 살아나니 쉽게 풀렸다"며 반색했다. 정근우(3안타)-김태균(2안타)이 3, 4번에서 버텨주고, 김경언이 뒤를 받쳐주니 파괴력은 몰라보게 강해졌다.

역시 문제는 실전 감각이었다. 김경언은 지난 8일 복귀 당시 단 한 번도 퓨처스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퓨처스리그 3경기를 치르며 실전 감각을 쌓으니 확실히 수월했다. 김 감독은 "감을 찾았다"며 믿음을 보였고, 김경언은 복귀 후 2경기 5안타 4타점 불방망이로 응답했다. 돌아오기 무섭게 맹타를 휘두르는 걸 보면 분명 김경언의 활약이 초반 '반짝'은 아닌 것 같다.

[한화 이글스 김경언이 28일 두산전에서 3회초 2루타를 터트리고 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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