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준 독주체제 사실상 끝? 타격왕 경쟁 안개속으로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유한준(넥센)의 타격 독주체제가 사실상 끝날 조짐이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찾아온 최전성기. 유한준은 전반기 내내 질주했다. 4월 0.400, 5월 0.389, 6월 0.316, 7월 0.371. 특별한 슬럼프 없이 꾸준하면서도 폭발적인 타격을 과시했다. 28일 현재 타율 0.367로 여전히 1위.

그런데 유한준의 독주체제에 금이 갈 조짐이 보인다. 유한준은 최근 10경기 0.447로 매우 좋다. 하지만, 지난주 치른 후반기 첫 3경기서는 12타수 3안타, 타율 0.250으로 주춤했다. 장맛비로 3경기가 취소되면서 타격감이 살짝 흔들렸다. 그 사이 올 시즌 괴물같은 활약을 펼친 에릭 테임즈(NC)가 타율을 0.361까지 끌어올렸다. 지난주 6경기서 19타수 7안타, 타율 0.368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여기에 '장외 타격왕' 앤디 마르테(KT, 0.367)의 제도권 진입이 다가오고 있다.

▲11년만의 외국인 타격왕 도전

올 시즌 최고 외국인타자는 단연 테임즈. 86경기서 291타수 105안타 타율 0.361 28홈런 89타점을 기록 중이다. 타격 대부분 지표서 리그 상위권에 올랐고, 타율마저 3할6푼대로 진입했다. 사실 테임즈는 홈런, 타점뿐 아니라 애버리지도 꾸준했다. 4월 0.354, 5월 0.353, 6월 0.318에 이어 7월 0.446으로 대폭발. 14일 창원 SK전 이후 홈런을 때리진 못했지만, 꾸준히 안타와 타점을 적립 중이다. 결국 독주 중이던 유한준을 6리 차로 따라잡았다. 극단적으로는 하루 이틀 내에 유한준과 테임즈의 순위가 바뀔 수 있다.

테임즈가 타격 1위에 오른다면 2004년 클리프 브룸바(당시 현대, 0.343) 이후 11년만의 외국인 타격왕. 마침 유한준과 테임즈는 31일부터 내달 2일까지 창원에서 직접 맞대결한다. 주중 3연전 성적이 관건이지만, 비슷한 페이스를 보인다면 창원에서 두 사람의 타격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할 수도 있다. 넥센과 NC의 상위권 순위다툼만큼 흥미로운 요소.

타격 3위 구자욱(삼성, 0.348), 4위 김태균(한화, 0.346), 5위 박병호(넥센, 0.342) 등의 경우 아직은 유한준, 테임즈와 1푼 이상의 격차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타격왕 후보군들. 특히 지난주 24타수 13안타, 타율 0.542로 맹활약한 신인 구자욱의 행보는 매우 놀라운 수준. 하지만, 이들이 당장 유한준과 테임즈를 따라잡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그만큼 유한준과 테임즈의 페이스가 꾸준하다.

▲장외타격왕 마르테

결정적인 변수 하나가 있다. 장외 타격왕 마르테. 마르테는 올 시즌 60경기서 250타석 218타수 80안타 타율 0.367을 기록 중이다. 타율 자체는 유한준과 함께 가장 높다. 하지만, 시즌 초반 옆구리 부상을 두 차례 당하면서 29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복귀 이후 꾸준히 안타 생산을 하면서 타율을 끌어올렸다. 4월 0.279에 그쳤지만, 6월 0.317, 그리고 7월에만 0.440을 때렸다.

지난 26일까지 89경기를 치른 KT의 규정타석은 275.9타석. 마르테가 향후 28경기서 4타석씩 꼬박 채우면 362타석이 된다. 그때 KT(117경기)의 규정타석은 362.7타석. 마르테가 앞으로 약 28~30경기 정도 부상 없이 4타석씩 꾸준히 들어서면 8월 말 혹은 9월 초에는 규정타석에 진입할 수 있다. 결국 8월에도 7월의 좋은 타격감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 당장 마르테가 유한준과 테임즈의 경쟁에 가세하진 못해도 장기적인 차원에서의 타격왕 경쟁의 강력한 잠룡인 건 분명하다. 마르테 역시 11년만의 외국인타격왕이자 역대 신생팀 최초의 타격왕을 노린다.

이밖에 댄블랙 (KT, 0.349), 김주찬(KIA, 0.346), 김경언(한화, 0.343), 채태인(삼성, 0.339) 등이 장외 강자로 군림 중이다. 이들 역시 일단 규정타석을 채우는 시기가 중요하다. (부상 중인 블랙의 경우 복귀 시기가 더 중요하다.) 그리고 그 때 기존 강자들을 누를 수 있는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

[유한준(위), 테임즈(가운데), 마르테(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