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용담1동] 승천하지 못한 용의 전설 파도에 실려오는 곳, 용두암

제주시내 관광 일번지로 손꼽히는 용두암에는 하늘을 향해 포효하는 듯한 용바위가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하늘로 솟아있다.

제주 최대의 하천인 탐라계곡이 한라산에서 제주시로 흘러내려 마침내 바다에 이르는 곳이 바로 탑동 방파제가 있는 용연이다. 용연은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으로 수심이 깊고 수려한 경치를 뽐내며 용이 살았을 법한 절경을 지니고 있고, 해안 서쪽에서는 용의 머리를 닮은 바위가 금방이라도 솟아오를 듯 위엄을 드러낸다.

기이한 형상의 바위는 언제나 전설을 낳는 법인데 용두암에도 한라산 신의 노여움을 사 결국 승천하지 못한 용의 전설이 파도에 실려 온다. 본래 바닷속 용궁에 살던 용이 한라산 정상에 사는 신령의 여의주를 훔치면 승천할 수 있다는 말에 산신령이 잠자는 틈을 타 구슬을 훔치는데 성공한다. 다시 용연으로 내려온 용이 바닷가에 이르러 승천하려는 찰나 잠에서 깨어난 산신령이 불화살로 용을 쏘았다. 정통으로 화살을 맞은 용은 허공에서 몸부림치며 울부잦다 그대로 바다위에 굳어버리고 말았다. 지금도 노을이 지면 용두암은 용이 토해냈던 핏방울을 닮은 붉은빛으로 물든다.

제주 관광 일번지로 꼽는 용두암에서 서쪽으로 공항 울타리를 따라 도두항까지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레스토랑과 카페, 횟집 등의 불빛이 밤 늦게까지 켜져 있어 야간 관광 명소로도 손꼽히는 곳이다. 해안도로변에 있는 용담레포츠공원과 어영해변공원 등은 시민들이 즐겨 찾는 쉼터로 여름 한철 제주의 추억을 만들기에 손색이 없다. 해안도로 곳곳이 야간 조명에 빛나는 밤바다의 낭만으로 가득한 곳, 바로 용두암 해안도로다.

최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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