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은동아', 믿고 봤던 주진모 김사랑 김태훈(종영②)

[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사랑하는 은동아'가 시청자들의 가슴을 파고든 데는 주연 배우들의 호연이 큰 역할을 했다. 그들의 애절한 감성 연기가 빛을 발하지 못했다면 분명 '사랑하는 은동아'는 그저 그런 사랑이야기로 저평가 됐을지도 모른다.

지난 18일 종영한 종합편성채널 JTBC '사랑하는 은동아'(극본 백미경 연출 이태곤 김재홍 제작 드라마하우스 몽작소)는 20년간 한 여자만을 사랑한 어느 남자의 기적같은 사랑이야기를 그린 작품. 남주인공인 지은호(박현수 주진모)는 첫사랑 지은동(서정은/김사랑)을 오매불망 기다리며 단 한 순간도 잊어 본적이 없는 순정남이다.

어찌보면 집착에 가까웠을지도 모르는 그의 사랑은 그러나 주진모의 가슴 아픈 눈물 연기로 진정성을 담아냈다. 도도하면서도 시크한 매력을 지닌 톱스타임에도 그는 은동에게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다정다감했다. 특히 추후에 밝혀진 친아들 라일(박민수)에게도 진짜 아빠가 되고자 노력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그는 은동을 위해 그동안 쌓아온 부와 명예도 모두 포기했다.

지은호의 지독한 사랑을 받는 주인공이자, 기억 상실로 엉뚱한 사람과 살고 있던 서정은. 자신이 지은동인지도 모른채 지은호와 지은동의 사랑이야기를 쓰고 있었다. 그러나 "은동아"라고 부르는 그의 목소리에 가슴이 반응하기 시작했고, 서서히 기억을 찾아 다시금 지은호를 "현수 오빠"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기억을 잃기 전 지은동과 기억을 잃은 후의 서정은까지 1인 2역을 완벽하게 그려낸 김사랑은 이번 작품을 통해 다시 한 번 연기력을 검증 받을 수 있었다.

서정은의 남편이자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전직 야구 투수 최재호는 아내를 향한 변함없는 사랑을 드러냈다. 그러나 그에게는 말 못할 비밀이 하나 있었다. 바로 온 애정을 쏟는 아들 라일이 친아들이 아니었고, 아내 역시 기억 상실에 걸린 점을 이용, 기억을 조작해 함께 살아왔던 것. 이후 지은호의 등장으로 불안하게 유지되던 일상은 무너졌고, 스스로도 무너져 버렸다. 최재호가 가진 정은에 대한 사랑과 그녀를 잃을까 전전긍긍하는 불안감, 그리고 장애인으로서의 모습을 완벽하게 표현한 김태훈 역시 이번 작품에서 범상치 않은 존재감을 과시했다.

'사랑하는 은동아'가 특별했던 또 하나의 이유는 극중 남녀 주인공의 연령대별 배우를 따로 기용해 두 사람의 오랜 사랑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지은호의 10대 시절을 연기한 그룹 갓세븐의 주니어, 그리고 20대를 연기한 배우 백성현은 은동과의 사랑을 그 누구보다 풋풋하고 아름답게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여기에 지은동을 연기한 아역배우 이자인과 배우 윤소희 역시 각자의 파트너와 멋진 호흡을 자랑하며 '사랑하는 은동아'의 인기에 한 몫했다.

한편, '사랑하는 은동아' 후속으로는 이범수 윤계상 등이 출연하는 '라스트'가 방송된다.

[JTBC '사랑하는 은동아' 스틸. 사진 = 드라마하우스, 몽작소]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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