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은동아', 뻔하지 않았던 첫사랑 로맨스(종영①)

[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첫사랑, 불륜, 기억 상실증 그리고 출생의 비밀까지. 자칫 뻔할 뻔 했던 두 남녀의 로맨스는 한 남자의 애절한 사랑으로 비춰지며 해피엔딩을 그렸다. 이처럼 뻔하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스토리와 연출의 힘이었다.

지난 18일 종영한 종합편성채널 JTBC '사랑하는 은동아'(극본 백미경 연출 이태곤 김재홍 제작 드라마하우스 몽작소)는 20년간 한 여자만을 사랑한 어느 남자의 기적같은 사랑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남자 주인공 지은호(박현수/주진모)는 첫사랑 지은동(서정은/김사랑)을 찾는 데 온 힘을 쏟았고 톱스타가 돼 그 유명세를 이용, 10년동안 첫 사랑 찾기에 골몰했다.

어린 시절 온통 아름다운 추억 뿐이던 두 사람은 은동이 입양을 가면서 첫 번째 이별을 맞았다. 이후 20대가 되어 재회한 두 사람은 다시금 격정적인 사랑을 시작했지만, 은동이 교통사고를 당하고 기억을 잃으면서 두 번째 이별을 맞아야 했다. 아무런 흔적도, 말도 없이 사라진 은동을 찾기 위해 현수는 또 다시 10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현수는 어느새 지은호라는 이름의 유명 배우가 돼 있었고, 은동을 찾겠다며 자신과 은동의 추억을 담은 책까지 출간했다. 그러나 무슨 운명의 장난이었는지, 그 책을 집필한 대필작가가 바로 지은동이었다. 하지만 이미 은동은 은동이 아니었다. 서정은이라는 이름으로 한 남자의 남편, 한 아이의 엄마가 돼 있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지은호는 깊은 절망에 빠졌다.

그럼에도 지은호는 은동을 향한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그 덕분이었을까. 은동도 조금씩 기억을 되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은동이 기억을 찾아가면서 은동의 남편이었던 최재호(김태훈)에게는 조금씩 불행이 닥치기 시작했다. 그토록 사랑하던 아내와 아이를, 자신에게는 세상 전부였던 두 사람을 잃을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은동을 향한 멈출 줄 모르는 사랑을 보여주던 지은호에게도 아들 라일(박민수)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그러나 라일이 사실은 지은호의 친자식이었고, 최재호가 기억을 잃은 은동을 속여 10년간 부부로 살았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지은호와 은동의 사랑은 더욱 격렬해졌고, 최재호는 끝내 자살을 시도하고 말았다. 그토록 지키고 싶었던 아내와 아이를 모두 잃은 상실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일로 지은호와 은동은 대중의 지탄을 받았고, 결국 지은호는 잠시 한국을 떠나 있기로 했다. 그가 한국을 떠난 사이 최재호는 용기를 내어 두 사람의 사랑이 진심이었을 털어놨고, 아이 역시 지은호의 아이임을 세상에 공개했다. '국민 불륜남'에서 다시금 '순애보의 아이콘'이 된 지은호는 귀국 후 은동과 재회하며 행복한 미래를 그려갔다.

자칫 뻔할 뻔 했던 두 사람의 로맨스는 좀처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빠르고 촘촘한 전개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첫사랑을 잊지 않고 끝까지 기다리며 찾아낸다는 판타지가 가미되고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시청자의 이해를 돕는 플래시백 구성이 더해져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한 폭의 그림같은 장면들을 만들어 낸 연출력은 '사랑하는 은동아'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인기를 견인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한편, '사랑하는 은동아' 후속으로는 이범수 윤계상 등이 출연하는 '라스트'가 방송된다.

[JTBC '사랑하는 은동아' 스틸. 사진 = 드라마하우스, 몽작소]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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