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으로 본' 강정호의 전반기, 얼마나 뛰어났나 [고동현의 1인치]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피츠버그가 그를 왜 선택했는지 마음껏 증명했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 전반기를 마쳤다. 시범경기를 .200(45타수 9안타)로 마쳤으며 시즌 초반에는 주전으로 나서지 못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피츠버그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전반기 막판에는 조쉬 해리슨 이탈과 스탈링 마르테 부상으로 인해 '4번 타자 3루수'로 연일 나서기도 했다.

그의 전반기 성적은 타율 .268 4홈런 5도루 29타점 27득점. 메이저리그 스타급 선수라면 만족하지 못할 성적일 수도 있지만 모든 것이 첫 경험이었던 강정호에게는 차근차근 쌓아나간 소중한 기록이다. 세부 성적을 통해 그의 전반기를 돌아본다.

[기록 1] ML 신인 타격 성적 고르게 중상위 분포

메이저리그 무대를 한 번만 밟아보는 것이 꿈인 선수들이 수두룩 하다. 하지만 무대를 밟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 살아남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메이저리그 신인 타자 중 전반기 안에 250타석 이상 들어선 선수는 단 12명 밖에 없다. 2~3팀 중 1명 꼴이다. 피츠버그에서는 역시 강정호, 한 명 뿐이다.

강정호는 250타석 이상 들어선 신인 타자들로 한정한 타격 성적에 대부분 중위권 이상을 기록했다. 전반기동안 살아남은 신인 선수 중에서도 준수한 활약을 펼친 것.

타율에서는 .268로 6위에 올랐다. 4위 크리스 브라이언트(시카고 컵스·.269)와 단 1리 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1위는 쿠바 출신으로 데뷔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던 야스마니 토마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 .313를 기록했다. 20홈런을 폭발시킨 작 피더슨(LA 다저스)도 타율은 .230에 그쳤다.

다른 성적들도 준수하다. 출루율은 .348로 4위였으며 타점 7위(29점), 득점 7위(27점), 도루 6위(5개), OPS 6위(.732)였다.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인 WAR에서도 1.6으로 5위에 랭크됐다. RC27도 4.88로 6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타석당 투구수는 4.13개로 3위에 올라 상대 투수를 많이 괴롭혔음을 알 수 있었다.

[기록 2] 홈에서 강했다

대부분의 프로리그는 각 팀이 홈과 원정을 반반씩 나눠 경기를 치른다. 아무래도 원정보다 홈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것이 홈 팬들에게 사랑을 받는 지름길이다.

피츠버그 팬들에게 강정호는 홈에서 누구 못지 않게 잘하는 선수였다. 강정호는 홈과 원정 성적이 비교적 큰 차이를 보였다. 강정호는 홈 경기에 43경기 출장, 타율 .315 출루율 .401 장타율 .417 OPS .819를 기록했다.

반면 원정에서는 다소 약했다. 홈런은 3개로 홈(1개)에 비해 많았지만 타율은 .206에 그쳤다. 출루율과 장타율도 .274, .340에 그쳐 OPS도 .614에 만족했다. 볼넷 삼진 비율 역시 홈은 13:24였지만 원정에서는 5:27이었다.

또한 강정호는 득점권에서 타율 .333 1홈런 25타점을 기록, 팬들에게 '찬스 때 잘하는 타자'라는 인상을 심었다.

[기록 3] 너무나 인상적이었던 초구 성적

대체로 타자들은 자신의 평균 타율보다 초구 타율이 높은 편이다. 자신이 노렸던 구종을 마음껏 휘두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 전반기동안 메이저리그 전체 타자들의 타율이 .253인 가운데 초구 타율은 .335였다. 8푼 정도 높은 것.

강정호의 경우 이 정도의 차이가 더했다. 시즌 타율은 .268로 메이저리그 전체보다 .015 높았다. 26타수 12안타를 기록, 초구 타율이 .462에 이르렀다. 메이저리그 평균보다 .127 높았다.

비단 타율만이 높은 것은 아니었다. 전반기동안 때린 홈런 4개 중 3개가 초구에 나왔으며 27타점 중 10타점을 초구에 쓸어 담았다. 몸에 맞는 볼 2개를 합쳐 출루율도 .500에 이르렀다. 장타율은 .885. 덕분에 1.385라는 '미친 초구 OPS'가 나왔다.

[강정호. 사진=AFPBBNEWS]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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