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추신수, 엇갈린 그들의 전반기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강정호는 웃고 추신수는 고개를 떨궜다.

메이저리그가 13일(이하 한국시각) 일정을 끝으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류현진(LA 다저스)이 부상으로 인해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상황에서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의 전반기 활약은 극명히 엇갈렸다. 이들의 전반기를 돌아본다.

▲ 물음표 가득했던 강정호, 메이저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

강정호는 그동안의 코리안 메이저리거와는 또 다른 의미를 지녔다. KBO리그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첫 야수였기 때문.

스몰마켓팀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강정호에게 거액을 투자했다고 했을 때만 해도 강정호가 그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국내 야구팬들조차 의구심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시범경기 때만 해도 불안감이 현실이 되는 듯 했다. 홈런포로 기분 좋게 시범경기 데뷔전을 마쳤지만 이후 주춤했다. 결국 마이너리그에서 타격감을 조율하고 오기도 했다. 강정호는 시범경기 타율 .200(45타수 9안타)로 시즌을 시작했다.

25인 로스터에는 들었지만 주전 자리를 꿰차지는 못했다. 개막 이후 5번째 경기만에 주전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한 때 타율 .077(13타수 1안타)에 머무르기도 했지만 이내 서서히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5월 4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리그 정상급 마무리인 트레버 로젠탈을 상대로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때리는 등 5월에만 홈런 3방을 날렸다. 안타 역시 연일 추가하며 3할대 타율을 오랜 기간 유지하기도 했다.

강정호의 전반기 타격 성적은 72경기 타율 .268 4홈런 29타점 5도루 27득점. 겉으로 드러난 성적은 아주 돋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4번 타자로 13경기에 선발 출장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타석에서 존재감은 그 이상이었다.

놀라운 것은 타격만이 아니었다. 유격수와 3루수를 오가며 안정된 실력을 선보였다. 특히 3루수 자리에서는 여러차례 호수비를 선보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 추신수, 2014시즌 부진 딛고 반전 노렸지만 성적은 더 추락

추신수는 2014시즌을 앞두고 텍사스와 7년간 1억 3000만 달러(약 1471억원)에 이르는 대형계약을 체결했다. 첫 해는 실망 뿐이었다. 123경기에 나서 타율 .242 13홈런 40타점 58득점에 그쳤다. 때문에 추신수는 2015시즌 활약을 위해 절치부심했다.

추신수의 전반기는 '롤러코스터' 그 자체였다. 추신수는 최악의 4월 한 달을 보냈다. 16경기에 나서 타율 .096(52타수 5안타) 1홈런 5타점 4득점에 그쳤다. 출루율은 .254에 불과했으며 장타율은 .173이었다. 누군가에게는 출루율일 수도 있는 .427이 OPS(출루율+장타율)이었다.

5월 들어 반전을 이뤘다. 29경기에 나서 타율 .295는 물론이고 홈런 6방을 쏘아 올렸다. 타율 .295 OPS .888 6홈런 18타점 21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또 다시 내리막을 걸었다. 6월 들어 타율은 .225로 곤두박질쳤다. 그나마 3홈런 11타점 11득점으로 체면치레했다. 7월에는 9경기에 나서 타율 .129 1홈런 4타점으로 더 가라 앉았다.

결국 추신수의 전반기는 80경기 타율 .221 출루율 .305 장타율 .384 11홈런 38타점 38득점이라는 초라한 기록만 남았다. 몸값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이렇듯 극명히 엇갈린 강정호와 추신수의 전반기였다. 강정호가 전반기 활약을 이어가며 피츠버그 복덩이가 될 수 있을지, 추신수가 대반전을 이룰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메이저리그 후반기를 지켜보는 재미 중 하나다.

[강정호(왼쪽)와 추신수. 사진=AFPBBNEWS, 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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