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퍼트 후반기 복귀, 두산 마운드 강화 가능성은

[마이데일리 = 대전 김진성 기자] "투수코치와 얘기는 하고 있죠."

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는 후반기에 복귀한다. 김태형 감독은 7일 대전 한화전이 우천 취소된 뒤 "니퍼트는 후반기 복귀를 생각하고 있다"라고 했다. 니퍼트는 올 시즌 10경기서 3승3패 평균자책점 4.67로 썩 좋지 않았다. 골반 통증으로 시즌을 뒤늦게 시작했다. 6월 7일 목동 넥센전서 어깨 통증을 호소, 지난 1개월간 재활을 소화했다.

두산으로선 니퍼트의 건강한 복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니퍼트의 정상적인 복귀가 팀 평균자책점 5.00(8위)의 마운드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다. 선발진은 물론, 불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 감독은 "투수코치와 얘기는 하고 있다"라고 했다. 니퍼트 복귀 이후 마운드 운영 변화에 대한 것이다.

▲니퍼트의 근황

니퍼트는 오른쪽 어깨 충돌증후군을 호소, 정상적인 투구를 중지했다. 그러나 6월 중순 이후 조심스럽게 다시 공을 잡기 시작했다. 짧은 거리에서 가볍게 공을 던지면서 하프피칭으로 가는 전 단계를 밟고 있다. 일명 ITP(단계별 재활프로그램). 이때 통증이 다시 발생할 경우 투구를 중지하고 재활에 들어가고, 아프지 않을 경우 점점 공을 던지는 거리를 늘리면서 어깨 상태를 테스트하게 된다.

김 감독은 "지금 던지는 걸 보면 괜찮을 듯하다. 통증에 대한 얘기는 없었다"라고 했다. 두산으로선 다행스럽다. 김 감독은 "여기서 다시 아프다고 하면 쉽지 않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현 시점에서 니퍼트가 다시 아프다면 최악의 경우 시즌아웃이 불가피하다. 두산으로선 엄청난 전력 손실인 셈. 때문에 두산으로선 니퍼트의 복귀가 신중할 수밖에 없다. 아직 순위싸움 승부수를 걸 때가 아닌 시점. 당연히 무리한 복귀를 추진할 이유도, 명문도 없다.

▲6선발은 NO

현재 두산 선발진은 잘 돌아가고 있다. 니퍼트가 빠진 자리에는 한용덕, 이상훈 투수코치의 추천으로 좌완 허준혁이 콜업됐다. 허준혁은 4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1.08이란 기대 이상의 호투로 니퍼트 공백을 잘 메워내고 있다. 장원준 유희관 진야곱도 꾸준한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5선발 진야곱의 경우 등판이 거듭될수록 안정감이 배가되고 있다. 3승3패 평균자책점 5.43이지만, 2일 잠실 LG전서는 6이닝 2실점으로 좋았다.

이런 상황서 니퍼트가 가세할 경우 두산 선발진은 자연스럽게 6선발 구축이 가능하다. 대체자 허준혁, 기존 5선발 진야곱을 선발로테이션에서 빼는 게 아까울 정도. 하지만, 김 감독은 6선발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6선발이 원활하게 돌아가면 결과적으로 불펜투수의 부하도 줄일 수 있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5일 로테이션에 익숙한 선발투수들이 1주일에 1번씩 나오는 등판에 적응하지 못하면 선발진의 내구성도 깨지고 불펜 부담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

▲누가 불펜으로 갈까

결국 김 감독은 니퍼트가 돌아오면 기존 선발투수들 중 1명을 불펜으로 이동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 대상은 아무래도 허준혁 혹은 진야곱일 가능성이 크다. 현실적으로 장원준이나 유희관을 불펜으로 보내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김 감독의 이 선택 하나가 두산 마운드의 올 시즌 농사결과를 결정지을 수 있다.

현재 두산 불펜은 사실상 필승계투조가 사라졌다. 윤명준이 일시적으로 휴식을 취하고 있고, 노경은은 투구 매커니즘 재조정을 위해 2군으로 내려갔다. 베테랑 이재우, 어깨 통증에서 회복한 함덕주가 불펜에 가세했지만, 여전히 승부처에서 박빙 승부를 이겨낼 수 있는 확실한 카드라고 볼 순 없다. 더블 마무리 이현승과 오현택이 마무리뿐 아니라 셋업맨 역할까지 병행하고 있는데, 두 사람도 5일 잠실 넥센전서 나란히 결정타를 얻어맞았다. 결국 시즌 막판 순위싸움, 나아가 포스트시즌을 위해선 강력한 카드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니퍼트의 복귀로 선발진을 재정비하면서 선발투수들 중 1명을 불펜으로 내리면 자연스럽게 불펜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선발진의 성적만 보면 진야곱이 불펜으로 내려가는 게 맞다. 그러나 진야곱과 허준혁 중 구원으로 더 잘 던질 수 있는 투수를 가려내는 것도 중요하다. 때문에 김 감독과 한용덕 투수코치로선 신중하게 논의할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일단 잘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라고 했다. 최상의 결정을 내리겠다는 뜻이다.

[니퍼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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