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업·체력관리, 오재원이 말하는 의미와 중요성

[마이데일리 = 대전 김진성 기자] 오재원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벌크업을 해왔다.

저연차 시절 호리호리한 몸매였던 두산 오재원은 지금 매우 탄탄한 몸매를 자랑한다. 팔과 다리가 눈에 띄게 굵어졌다. 파워의 증강으로 장타력이 확실히 좋아졌다. 통산 장타율 0.371의 오재원은 최근 3년 연속 4할대 장타율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0.455, 커리어 하이 기록.

7일 대전 한화전이 우천 취소된 뒤 만난 오재원은 "어릴 땐 힘이 약했다. 그리고 학교 다닐 때는 전문적으로 뭘 배워보지 못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남들이 연습하지 않고 쉴 때 뭐라도 해보고 싶었다"라고 털어놨다. 프로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을 불렸고, 결국 장타력과 정확성을 갖춘 매력적인 타자로 거듭났다.

▲홈런은 기술이 중요하다

타자들의 벌크업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실제 벌크업이 파워의 증가로 연결, 타자들의 타격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는 호평이 있다. 하지만, 최근 근육 부상을 입은 타자들이 늘어난 게 무리한 벌크업의 좋지 않은 결과라고 지적하는 전문가도 있다. 한 지도자는 "야구선수는 생긴 대로 야구하는 게 가장 좋다. 내야수의 경우 벌크업보다는 날렵한 몸이 좋다"라고 했다. 굳이 벌크업이 맞지 않는 선수가 무리하게 근육량을 키울 필요는 없다는 뜻.

오재원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벌크업 효과에 대한 많은 말들이 있다는 걸 안다. 야구에 정답은 없는 것 같다"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벌크업이 어느 순간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벌크업이라도 하는 게 결국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체격이 갖춰졌던 시기"라면서도 "그땐 멋 모르고 했다. 2013년부터 효과를 본 것 같은데 그때도 내 것은 아니었다"라고 했다. 벌크업 효과를 확실하게 깨닫지 못했다는 뜻.

오재원은 "프로에 와서 계속 배워야 한다"라면서 "홈런은 결국 기술"이라고 했다. 벌크업이 반드시 홈런의 증가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는 자체 결론. 물론 오재원 역시 홈런 맛을 서서히 알아가고 있다. 그는 프로 통산 25홈런을 기록 중이다. 현재 7홈런을 기록 중인데, 커리어하이였던 2013년과 같다. 1홈런만 더 치면 커리어하이 기록을 다시 쓴다.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이 눈 앞이다. 이 또한 벌크업의 효과다.

▲한번씩 비가 내리면 고맙다

오재원은 올 시즌 6경기에 결장했다. 최근에는 6월 30일, 7월 2일 잠실 LG전 결장. 5일 잠실 넥센전 역시 선발라인업에서 빠진 뒤 후반 한 타석만을 소화했다. 물론 전 경기에 출전하는 게 타자의 미덕이지만, 몸 상태가 좋지 않은 타자가 매 경기 참고 뛰는 것도 좋은 건 아니다. 오재원은 최근 무릎 상태가 썩 좋지 않다.

김태형 감독은 "좋지 않은 상태다. 수비할 때도 그 어려움이 보인다"라면서도 "그렇다고 엔트리에서 뺄 정도는 아니다. 본인이 하루 쉬면 다음 날에는 괜찮다고 말한다. 쉬게 해주면서 관리를 해주면 될 것 같다"라고 했다. 두산은 최근 내야수 유민상을 콜업했다. 허경민과 최주환, 베테랑 고영민도 버티고 있다. 굳이 오재원에게 무리를 시킬 필요는 없다.

144경기 체제의 원년. 주전 타자들은 몸이 아프지 않더라도 적절한 휴식이 필요하다. 잘 먹고 잘 자는 건 기본. 오재원은 "한 시즌을 버티는 법은 3~4시즌을 뛰어봐야 몸으로 이해할 수 있다"라고 했다. 이어 "솔직히 발목, 무릎 같은 부위의 찰과상을 항상 조심하고 관리해야 한다"라고 했다. 오재원은 도루를 많이 한다. 올 시즌에도 17개를 기록 중이다. 부상 위험에 노출된 것이 사실. 오재원은 "도루를 하지 않는 선수들이 체력관리를 하기가 쉽다. 도루를 많이 하는 선수들은 힘든 부분이 있다"라고 했다. 이어 대전구장에 쏟아지는 장맛비를 바라보며 "한번씩 비가 내리면 고맙다"라고 웃었다. 오재원에겐 7일 우천취소가 경기력 유지, 체력관리에 큰 도움이 됐다.

[오재원.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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