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타율 0.364' 한화 이종환, 얼마나 잘하고 있나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이만하면 공백을 메워주는 수준이 아닌 없어선 안 될 전력이다. 한화 이글스 이종환이 그렇다. 지금까지만 보면 트레이드 성공 사례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종환은 올 시즌 35경기에서 타율 2할 8푼 8리(66타수 19안타) 9타점, 출루율 3할 3푼 8리를 기록 중이다. 지난 5월 6일 트레이드를 통해 KIA 타이거즈에서 한화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뒤에는 22경기에서 타율 3할 3푼 3리(48타수 16안타)로 순항 중. 6월 한때 슬럼프를 겪으며 2군에 내려가기도 했지만 이를 기회로 삼았다. 그리고 7월 4경기 중 3경기에서 멀티히트를 작성하는 등 타율 4할 6푼 7리(15타수 7안타) 5타점 맹활약 중이다.

아픈 시절이 있다. 2009년 KIA에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2010년 정식 선수가 됐으나 1군 무대 첫해 47경기에서 타율 1할 7푼 2리(87타수 15안타) 2홈런 13타점의 성적을 남긴 게 전부였다. 시즌 중반부터는 1군과 2군을 오갔다. 2011년에는 1군에서 단 한 경기에도 나서지 못했고, 2012년 6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그나마 2013년부터 조금씩 많은 경기에 나서며 눈도장을 받았다. 이제는 2번째 둥지 한화에서 성공 신화를 쓸 준비를 마친 이종환이다.

냉정히 말해 이종환은 KIA 시절에도 '레귤러(주전 선수)'는 아니었다. 2013년부터는 우투수 상대 대타 요원으로 이름 석 자를 각인시켰다. 2013년과 지난해 모두 우투수 상대 조커로 나섰다. 지난 2년간 이종환의 언더투수 포함 우투수 상대 타율은 2할 9푼 9리(211타수 63안타)로 좋았다. 반면 같은 기간 좌투수를 상대로는 2할 6리(34타수 7안타)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좌투수 상대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한 게 기록에 드러난다.

올해는 언더투수 포함 우투수 상대 타율 2할 9푼 3리(58타수 17안타), 좌투수를 상대로는 2할 5푼(8타수 2안타)을 기록 중이다. 좌투수 상대 표본은 크지 않으나 이전과 견줘 자신감을 찾은 모습. 무엇보다 찬스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며 김성근 한화 감독의 중용을 받고 있다. 올해 이종환의 득점권 성적은 타율 3할 6푼 4리(22타수 8안타), 올 시즌 9타점 모두 득점권에서 만들어냈다는 점이 돋보인다. 지난해(0.213)와 견줘 득점권 타율이 대폭 올랐다.

최근에는 꾸준히 5번 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자리에서 타율 3할 6푼 4리(33타수 12안타) 8타점으로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종환은 지난달 1군 엔트리 말소 후에도 1군 선수들과 함께 강훈련을 소화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이전에는 공을 위에서 아래로 찍어 쳤지만 최근 어퍼 스윙으로 바꿨다. 이종환 본인도 "어퍼 스윙으로 바꾼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이종환이 좋아졌다. 2군에 있을 때도 1군 따라 다니면서 타격 폼 고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위상도 달라졌다. 연일 맹타를 휘두르니 대전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특히 최근 3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터트리며 팀 3연승에 기여하니 미워할 수 없는 존재다. 특히 홈그라운드 대전에서 3할 6푼 4리(22타수 8안타) 고타율을 자랑하니 존재감이 더 커질 수밖에. 지난 달만 해도 이종환의 클린업트리오 배치가 '파격'으로 여겨질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당연한 일이 됐다. 김 감독으로서도 잘 치고 있는 이종환을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종환은 이적 후 처음 선발 출전한 5월 8일 잠실 두산전을 마친 뒤 "앞으로 오랫동안 야구하고 싶다"고 했다. 지금처럼만 해준다면 목표에 다가가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한화 이글스 이종환.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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