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S' 허준혁, 4G 2승·ERA 1.08 이젠 믿어도 된다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두산은 역전패를 당했지만, 선발 허준혁만큼은 믿어도 될 것 같다.

두산 허준혁은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서 선발 등판했다. 6이닝 5피안타 4탈삼진 3볼넷 2실점으로 호투했다. 구원투수가 2점 리드를 지키지 못해 승리를 따내진 못했지만, 시즌 네번째 등판서 3번째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4경기 평균자책점은 1.08.

더스틴 니퍼트의 어깨부상 이후 투수코치들의 추천을 통해 선발로테이션에 가세한 좌완 허준혁. 롯데, SK 시절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 3경기서 2승 평균자책점 0.47에 그쳤다. 3경기서 19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안타를 단 11개만 맞았다. 볼넷도 5개에 불과했다. 공은 빠르지 않지만, 안정된 제구와 수준급 변화구 구사능력으로 승승장구해왔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투구각도상 타자에게 잘 보이지 않는다"라고 했다. 디셉션이 좋다는 의미. 타자들로선 타격 타이밍을 잡는 게 쉽지 않다.

허준혁과 리그 최강 넥센타선의 첫 만남. 순조롭게 출발했다. 1회 1사 후 브래드 스나이더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지만, 2루에서 횡사시켰다. 윤석민은 삼진 처리. 2회 2사 후 김민성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박헌도를 투수 땅볼 처리.

3회 위기였다. 선두타자 김하성에게 중전안타를 내준 뒤 박동원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고종욱을 2루수 파울 플라이로 돌려세웠고 스나이더를 삼진으로 요리했다. 하지만, 윤석민에게 2타점 중전적시타를 맞았다. 4회 유한준과 김민성에게 연속안타를 맞은 허준혁은 박헌도를 좌익수 플라이, 김하성을 삼진, 박동원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허준혁의 달라진 모습이 증명되는 순간.

5회 고종욱을 3루수 땅볼, 스나이더를 2루수 땅볼, 윤석민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6회 1사 후 유한준을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김민성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박헌도 타석에서 1루주자 유한준을 주루사 처리했다.

총 101개의 공을 던졌다. 직구 최고 137km에 그쳤으나 직구,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 등 다양한 공을 섞어 넥센 타선의 예봉을 피해갔다. 투구하는 손을 타자에게 최대한 감추면서 커브와 체인지업 위주로 타이밍 싸움을 했다. 직구 42개 중 스트라이크가 23개, 직구 제구 자체는 썩 좋지 않았다. 삼진은 많지 않았지만, 전체적인 경기운영능력은 수준급이었다.

물론 아직 좀 더 많은 경기를 지켜봐야 한다. 단 4경기로 허준혁의 모든 걸 평가할 순 없다. 하지만, 적어도 이제 그를 믿고 지켜볼 수 있는 선발투수라고 봐도 될 듯하다. 후반기에 더스틴 니퍼트가 돌아오겠지만, 허준혁이 계속 이 정도로 던져준다면 김태형 감독은 행복한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

[허준혁.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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