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7점차 리드에 '필승조 올인'한 속사정

[마이데일리 = 대전 윤욱재 기자] 김성근 한화 감독이 아쉬운 건 두 가지였다. 팀의 에이스인 선발투수 미치 탈보트가 5회 밖에 던지지 못한 것, 그리고 필승조와 나머지 투수들의 수준 차이가 큰 것이었다.

한화는 지난 2일 광주 KIA전에서 14-7로 승리했다. 초반부터 타선이 폭발하면서 대승을 예감한 한화였지만 선발투수 미치 탈보트가 5이닝 5실점에 그쳤고 박정진, 권혁, 윤규진이 차례로 투입돼 리드를 지켰다.

이를 두고 또 한번 '혹사 논란'이 일었다. 박빙의 리드는 아니었기에 필승조 3명이 모두 투입된 배경에 물음표가 생긴 것이다.

다음날인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NC전을 준비하던 김성근 한화 감독은 필승조를 모두 투입한 이유를 말했다.

김 감독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데 권혁을 쓰지 않으면 다른 투수를 써야 하는데 그만한 투수가 누가 있겠나"라고 입을 열었다. 5회까지 12-5로 이기고 있었지만 필승조를 제외한 중간투수들은 이기는 경기에서 투입하기에 곤란한 것을 뜻한다.

또한 선발투수로 나온 탈보트가 5이닝 밖에 던지지 않은 것이 필승조를 투입하는 빌미가 됐다. 김 감독은 "탈보트가 7회까지 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5회를 마치고 본인이 힘들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한화는 9회초 2점을 보태 다시 7점차 리드를 회복했다. 이에 김 감독은 "애초에 7점 리드였다면 9회에 김민우를 투입했을 것이다. 그리고 윤규진이 뒤에서 대기했을 것이다. 그러나 윤규진이 이미 나왔다"라고 윤규진으로 경기를 마무리한 이유를 말했다.

시즌 초반 계투로 나섰던 송창식이 선발진에 합류하면서 한화는 필승조 트리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권혁이 44경기 65⅓이닝, 박정진이 48경기 63⅔이닝, 윤규진이 26경기 33⅔이닝을 던지고 있는 중이다. 선발투수가 길게 이닝을 끌어 주거나 필승조에 힘을 보탤 선수가 등장하는 것이 급선무로 보인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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