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투펀치+@' KIA, 임준혁 선발 정착이 중요한 이유

[마이데일리 = 광주 강산 기자] KIA 타이거즈에는 확실한 선발 원투펀치가 있다. 양현종과 조쉬 스틴슨이다. 5선발 체제에서 확실한 선발투수 2명이 있다는 건 엄청난 플러스. 그런데 나머지 3명이 부진하면 효과는 미미해질 수밖에 없다. 지금 KIA가 그렇다. 그런데 임준혁이 선발 한 자리를 굳힌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지금 KIA에 임준혁은 물론 김병현과 홍건희, 유창식, 김진우 등 선발 후보는 많다. 그런데 계산이 서는 게 양현종과 스틴슨뿐이다. 김기태 KIA 감독은 "지난 금요일 경기가 올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당시 외국인 투수 필립 험버가 1회도 못 버티고 무너졌고, 다음날 양현종이라는 필승 카드를 꺼내 들고도 경기를 내줬다. 타격이 매우 컸다. 현시점에서 양현종이 등판하는 경기가 꼬이면 버티긴 더 어려워진다.

일단 임준혁이 희망의 불을 밝혔다. 전날(1일)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 5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 쾌투로 4승(1패)째를 따냈다. 올해 4승 중 3승이 선발승이다. 이날 임준혁은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143km(37개)에 불과했으나 슬라이더(136km), 포크볼(6개), 커브(8개)를 적절히 섞어 던지며 한화 타선에 맞섰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삼진을 솎아낸 결정구 3개는 슬라이더와 포크볼, 커브였다. 완급조절도 훌륭했다.

그런데 임준혁이 선발투수로 확실히 자리 잡으려면 기복을 줄여야 한다. 잘 던진 경기와 그렇지 않은 경기의 차이가 컸다. 특히 선발승을 거둔 다음 날 항상 무너지곤 했다. 5월 14일 kt전(6이닝 무실점) 승리 다음 등판인 5월 20일 롯데전에서 2⅓이닝 만에 4실점했고, 5월 26일 한화전 승리(6이닝 2실점) 이후 NC전에서 3이닝 7실점(6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이후 다시 선발 등판 기회를 얻기까지 36일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일단 임준혁의 출발은 아주 좋다. 7월 첫 등판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무엇보다 김 감독의 선발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따낸 선발승이라 의미가 크다. KIA는 믿었던 험버가 12경기 3승 3패 평균자책점 6.75 부진에 허덕이다 2군에 내려간 상황. 토종 선발진의 1승이 무척 소중하다. 좋은 소식은 유창식과 김진우가 2군에서 정상 훈련에 돌입한 점. 김 감독은 "선발투수들은 더 봐야 한다"고 말했다. "어떻게 한다고 해놓고 그렇게 안 될 수 있지 않느냐"는 게 이유. 그만큼 신중하다.

일단 임준혁 카드가 중요한 시점에 적중했다는 게 호재다. 사실 그는 확실히 계산이 서는 선발투수는 아니었다. 그런데 필요할 때 선발승을 올리며 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벌써 4승으로 지난 2008년 올린 개인 한 시즌 최다승(5승)을 넘어설 기세다. '선발투수' 임준혁이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는다면 KIA의 마운드 운용은 그만큼 편해진다. 일단 기복만 줄이면 선발진 한 자리를 꿰찰 확률은 높아진다. 임준혁이 1군에서 확실히 자리 잡기 위한 과제이기도 하다.

[KIA 타이거즈 임준혁. 사진 = KIA 타이거즈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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