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신드롬②]이쯤되면 종교…우리가 백선생에 열광하는 이유

[마이데일리 = 전원 기자]‘열광하라, 집밥 신도들이여!’

배우 손호준이 요리사 백종원의 눈을 보고 말했다. “이건 종교같아요”라고. 이 말에 백종원은 고개를 숙이며 부끄러워 했지만 시청자들 역시 손호준의 말에 격하게 공감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백종원은 늘 무심하게 뚝딱 뚝딱 요리를 만들어내지만 눈 깜짝할 사이 감동적인 맛을 표현한다. 백종원의 요리는 김구라마저 춤추게 한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집밥 백선생’에서 백종원은 각종 국수를 만드는 법을 알려줬다. 소면 조차 삶을 줄 모르는 김구라, 손호준, 박정철, 윤상에게 맛있게 면 삶는 법부터 시작해 육수 내는 법, 국수의 맛을 좌지우지할 양념 간장 만드는 법까지 자세히 알려줬고 생활 속의 팁까지 전달했다.

극적인 맛을 만들어내는 백종원에게는 ‘교주’라는 타이틀이 어울리지만, ‘집밥 백선생’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나누려고 하는 백종원의 모습은 그야 말로 자비로운 ‘선생님’이다. 된장찌개를 끓일 때는 “이걸 알려주면 어머니에게 혼날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고, 그 전에도 “또 우리 가게 비법을 알려줬다”며 곤란해하기도 했다. 다시 말해, 백종원은 자신의 이익을 계산해 방송하기보다는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요리 초보자들을 진심으로 가르친다. 뽐내거나 잘난 척하기 위함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마음은 시청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다. 이러니 대중이 백종원을 따를 수 밖에.

뿐만 아니라 ‘생활 밀착형’ 백종원의 팁은 시청자들을 직접 움직이게 만든다. 백종원 외 여러 스타 셰프들이 있지만 그들이 멀게만 느껴지는 이유는 과도하게 포장돼 있기 때문이다. 처음 들어보는 재료와 도구를 이용해 요리를 하고 발음하기조차 어려운 요리를 만들어내 친근하지 못하다. 그들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에 가서 가격표만 보더라도 다른 세계 요리라고 느껴지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집밥 백선생’ 백종원은 다르다. 요리를 하다가 실수를 하게 되면 쿨하게 인정하고 다시 시작한다. 망한 요리를 살리는 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특히 집에 있는 재료나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을 이용한 ‘생활 밀착형 요리’를 늘 주제로 하기 때문에 몰입도가 높아지고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는게 장점이다. 따라서 방송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이 냉장고에 있던 재료들을 꺼내 직접 백종원을 따라해보고 인증샷을 남기는 것이다. 백종원만 있다면 수고스럽게 요리학원에 다니거나 요리책을 살 필요가 없다. ‘집밥 백선생’만 보면 기본 이상을 할 수 있다. 실제로 백종원이 간 고기를 이용한 만능 간장 레시피를 처음으로 선보였을 당시 정육점의 돼지 고기가 동났을 정도라는 후문이다.

[사진 = 방송 영상 캡처, 마이데일리 사진DB]

전원 기자 wonw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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