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윤규진 "마운드 오르기 전 준비과정이 좋아요"

[마이데일리 = 광주 강산 기자] "마운드 올라가기 전 준비하는 과정이 좋다."

윤규진은 한화 이글스의 마무리투수다. 올 시즌 시작 전 김성근 한화 감독으로부터 마무리로 낙점받았다. 150km대 강속구와 포크볼을 효과적으로 구사하는 윤규진은 마무리로 제격이었다. 지난해 성적은 43경기 7승 2패 9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4.63. 2이닝 이상 소화하며 경기를 끝내는 이른바 '중무리' 역할까지 했다. 안영명-박정진-윤규진으로 이어지는 '안정진 트리오'의 일원으로 어마어마한 힘을 보탰다.

올해도 마찬가지. 25경기에서 1승 1패 9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2.23으로 순항 중이다. 4월까지 5경기에서 1승 2세이브 평균자책점 1.00(9이닝 1자책) 12탈삼진으로 안정감을 보였다. 그런데 어깨 통증으로 근 한 달을 쉬었고, 5월 4경기에서는 2세이브 평균자책점 9.82(3⅔이닝 4실점)으로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부진은 잠시뿐. 지난달 16경기에서 1패 5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1.37로 활약했다. 19⅔이닝을 소화하며 삼진 21개를 솎아냈고, 피안타율은 1할 4푼 9리. 지난달 27일 SK 와이번스전에서 ⅔이닝 동안 홈런 2방을 맞고 아쉬움을 남겼으나 바로 다음 날(28일) 1이닝 무실점 세이브로 명예회복 성공. 부진의 터널이 길지 않다는 점도 매력이다. 전날(6월 3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윤규진은 "(박)정진이 형과 (권)혁이 형이 많이 던졌다. 나는 덜 던진 것 같다. 더 던져야 한다"며 책임감을 보였다.

한화 필승조는 박정진과 권혁, 그리고 윤규진이다. 박정진이 가장 먼저 마운드에 오르고, 권혁과 윤규진은 상황에 따라 순서가 바뀌기도 한다. 그는 "순서가 정해져 있지 않으니 준비는 일찍 하는 편이다"며 "몸 풀어 놓고 경기에 안 나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몸을 안 풀면 안 나가는 거다. 상태가 좋지 않아서 경기 전에 말씀드린 적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매일 던진다고 생각한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다들 그렇다"며 웃었다.

윤규진의 한 시즌 최다 이닝은 2004년 84⅔이닝. 선발과 불펜을 오갔다. 최다 등판은 2005년 53경기다. 지난해에는 72이닝을 던졌는데, 선발 등판이 한 번도 없었다. 그만큼 팀이 필요할 때마다 마운드에 올랐다는 얘기. 올해는 25경기 만에 32⅓이닝을 던졌다. 윤규진은 "순전히 계투로만 따지면 작년에 가장 많이 던졌다. 사실 기록을 일부러 찾아보진 않는다. 평균자책점 등 찾아보면 괜히 신경 쓰게 된다"고 말했다.

"어깨 통증에 대한 걱정이나 부담은 없다"는 윤규진. 그는 "어깨는 아파본 적이 없었다"며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 나름대로 다르다. 그때는 힘이 좋았는데, 지금도 좋은 부분이 있다. 무엇보다 지금은 마운드에 올라가기 전 준비과정이 좋다. 이전에는 다소 긴장했다면 지금은 나만의 습관들이 몸에 밴 느낌이다. 매일 어떻게 몸을 푸느냐에 대한 노하우가 조금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윤규진의 결정구는 역시 강속구와 포크볼. 헛스윙 삼진으로 아웃카운트를 늘리면 투수로선 그보다 좋은 게 없다. 윤규진은 "사인대로 던진다. 포크볼 구사 빈도를 의도적으로 낮춘 건 아니다. 직구든 변화구든 삼진은 다 좋다"며 활짝 웃었다.

[한화 이글스 윤규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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