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승연은 왜 '갑(甲)' SM을 떠났을까 (인터뷰①)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공승연은 2012년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났다. 본명 유승연은 성을 '공'으로 바꿨다.

'누구지?'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낯선 이름이었다. '공승연?'

데뷔가 2012년 한 광고였는데, 찾아 보니 데뷔 전에도 SM엔터테인먼트에 관심 많던 팬들 사이에선 유명한 이름이었다. 기대 받는 연습생 중 하나였다.

초등학생 때 우연히 SM 청소년 베스트 선발대회란 데 나갔다가 덜컥 '외모짱' 부문 1위로 뽑힌 공승연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한국 3대 연예기획사 중 하나였고, 이 대회 '외모짱' 1위 출신으로는 고아라, 이연희 같은 스타들이 있었다.

연습생 시절부터 '언제쯤 데뷔할까?' 하는 팬들의 기대가 컸다. f(x) 최종 멤버 후보였다느니 하는 풍문도 돌았다. 하지만 2012년, 예상과 달리 공승연은 회사를 나왔다.

▲ 촉망 받던 유망주, 연기 하고 싶어 과감 결정…"연기 점수 아직 50점, 스타 아닌 배우 되고파"

93년생 공승연은 20대 초반 또래 여자 연예인들보다 솔직했다. 화면보다 실물이 더 예뻤고, 웃는 소리는 앳된 티가 났는데, '우리 결혼했어요' 얘기만큼은 자신이 아닌 상대방의 이야기라 신중했다.

SM에서 수년간 연습생 생활을 버텼지만 아쉬움보다는 가수에 큰 미련이 남지 않은 듯했다. "한 번에 결정하긴 물론 어려웠어요"라고는 했지만 "근데 연기가 그냥 즐거운 거 있죠. 가수의 길보다는 연기자의 꿈이 더 좋았고요"라고도 했기 때문이다.

SBS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에선 여주인공의 언니 역할로 제법 비중이 컸다. 촬영 없는 날에도 현장에 나간 것도 그저 연기하는 게 '즐거워서'였다.

연기는 아직 미숙해 스스로 매긴 점수가 "50점"이다. 안판석 감독은 공승연이 맡은 캐릭터 서누리가 '샌드위치 가게 알바생인데 샌드위치 하나 능숙하게 만들지 못해서야 되겠냐'며 따로 불러 지적했다. 그 길로 강남 신논현역에 있는 샌드위치 가게로 달려가 '샌드위치 만드는 걸 배우고 싶다'고 부탁했다. 메뉴판까지 가져와 집 책상에 붙여 놓고 달달 외웠다.

열정은 '100점'이다. 아나운서 지망생 역할이라 실제로 아나운서 학원에 서누리란 이름으로 등록해 모의 수업을 듣고 카메라 테스트까지 받았다. 아직도 학원에선 '누리 학생, 진짜 아나운서 해볼 생각 없어요?' 하고 연락이 온다. 막상 극 중에선 써먹을 기회가 없었지만, 그래도 즐거웠다며 마냥 웃는다.

서누리는 갑이 되고 싶어 발버둥치는 여자다. 서누리를 연기한 공승연은 "저야 항상 을이죠" 했다. "하지만 갑이 되고 싶지는 않아요"라고도 했다. "톱스타가 되고 싶냐고요? 아뇨. 그냥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일찌감치 차기작으로 SBS 새 사극 '육룡이 나르샤'에 캐스팅됐다. 원경왕후 역이다. 오디션 직후 태종과 원경왕후의 능 헌릉(獻陵)에 가봤다. 그곳에서 '누를 끼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하고 간절히 빌었다.

아버지가 사극 마니아다. "그래서 아빠가 정말 좋아해주셨어요. 아빠, 엄마가 한국 문화에 관심 깊으셔서 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서예랑 가야금도 배웠거든요. 주변에선 다들 사극은 여름, 겨울까지 힘들 거란 말씀해주시는데, 정말 열심히 해보려고요."

승연은 '오를 승'에 '이끌 연'이란 뜻이다. 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이다. '올라가서 쭉 이끌어 나가라는 뜻'이란다. 공승연이 오르고자 하는 곳은 '갑'이 아니었다.

"돈을 벌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거요? 아빠 차 바꿔드리고 싶어요. 아빠가 고물차 몰고 다니세요. 차에 누가 낙서를 해놨는데, 그걸 그대로 몰고 다니시거든요." 공승연의 첫 번째 소원이다.

(동생 정연, '우결' 그리고 공승연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는 인터뷰②에서)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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