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권 대혼전, 5할대 승률만 8팀 그 의미는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무려 8팀이 5할대 승률이다.

선두 NC가 29일 광주 KIA전서 패배했다. 창단 최다 8연승을 달리며 6할대 승률에 진입했지만, 다시 5할대(0.596)로 떨어졌다. 이로써 현재 KBO리그에 승률 5할대 팀은 무려 8팀. 2위 삼성(0.592), 3위 두산(0.578), 4위 넥센, 롯데(0.540), 6위 SK(0.532), 7위 한화(0.510), 8위 KIA(0.500). 한 마디로 전례 없는 대혼전.

개막 2개월이 지났다. 예년 같으면 서서히 상, 중, 하 구도가 나뉠 때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LG와 KT를 제외한 8팀이 5할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지금은 1~8위로 나뉘었지만, 장기연승과 장기연패가 맞물릴 경우 순위가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 5강 포스트시즌 커트라인은 물론, 선두권도 대혼전이 이어지고 있다.

▲물고 물렸다

6할대 승률 없이 8팀이 5할대 승률을 기록 중인 기형적인 순위표. 예견된 일이다. 최하위 KT가 승률 0.200(10승40패)에 불과하다. 5할대 승률 8팀 중 6팀이 KT와의 승패마진에서 이득을 봤다. 물론 9위 LG(0.428) 역시 승패마진 -7로 5할대 승률 8팀에 도움을 줬지만, 아무래도 KT의 승률이 너무 낮은 게 5할대 승률 8팀이 탄생한 결정적 원인이라고 봐야 한다.

그것만으로 5할대 승률 8팀 탄생 이유가 모두 설명되진 않는다. 예를 들어 KT에 아직 단 1패도 허락하지 않은 삼성(4승)과 두산(5승)은 시즌 내내 선두권을 내달리고 있고 6할대 승률을 마크하기도 했다. KT전 전승을 활용, 중위권과 격차를 벌리며 6할대 승률로 확고한 상위권을 형성할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5월 들어 정작 KT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과의 맞대결 결과가 썩 좋지 않았다. 쉽게 말해서 삼성과 두산보다 KT전 실적이 좋지 않은 팀들이 정작 삼성과 두산의 발목을 낚아챘다는 의미. 롯데(5승) KIA(6승) 역시 KT에 절대적으로 이득을 봤지만, 5할대 유지에만 도움을 받았을 뿐 정작 순위싸움서는 큰 이득을 보지 못하고 있다.

KT발 승률 인플레이션 현상에 8팀이 서로 물고 물렸다. 어느 팀도 순위표에서 위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면서 5할대 승률만 8팀이 탄생했다. 사실 선두 NC도 KT에 5승1패로 이득을 보고 있지만, 정작 2위 삼성과 승차 없이 승률에서만 4리 앞설 뿐이다. 순위싸움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선 KT전 우세뿐 아니라 기존 팀들과의 맞대결서도 두루 이득을 봐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확실한 상위권이 없다

전통적으로 페넌트레이스 1~2위에 오른 팀들은 특정 1~2팀에 절대적으로 많은 승수를 챙겼다. 그러나 올 시즌 대부분 팀이 KT에 절대적 이득을 보면서 그 이점이 다소 상쇄됐다. 실제 지난해 정규시즌 우승팀 삼성의 경우 롯데와 KIA에 12승4패, 한화에 11승4패1무로 절대적으로 우세했다. NC에도 10승5패1무로 크게 우세. 정규시즌 준우승팀 넥센 역시 두산, 롯데, KIA에 12승4패, 한화에 11승5패로 절대적으로 우세했다.

하지만, 현재 1~2위 NC와 삼성은 KT를 제외하곤 절대적 우세를 보이는 팀이 거의 없다. NC는 넥센에 4승을 거뒀고, 삼성이 두산에 4승을 거둔 것 외엔 대부분 팀과 팽팽하거나 오히려 상대전적서 근소하게 뒤진다.

시즌 초반부터 물고 물리는 먹이사슬이 형성됐다. 예를 들어 선두 NC는 넥센에 4승 무패로 강하지만, 넥센은 9위 LG에 5승1패로 절대적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정작 LG는 선두 NC에 3승1패1무로 천적 노릇을 하고 있다. 2위 삼성도 두산에 4승 무패로 강하지만, 두산은 SK에 4승1패로 강하다. 하지만, 정작 SK가 삼성에 3승2패로 재미를 보고 있다. 아직 맞대결 수가 적어 확실한 천적 관계를 형성했다고 보긴 어렵다. 그러나 서로 물고 물리는 이런 현상들이 승률 5할대 팀 8팀 형성의 또 다른 원인을 제공한 건 분명하다.

표면적으로 선두권을 형성한 NC와 삼성, 이들을 1게임 차로 쫓는 3위 두산은 확고한 상위권이라고 볼 수 없다. 3~4연패를 할 경우 4위 넥센과 롯데, 심지어 6위 SK에도 금방 따라 잡힐 수 있다. 시즌 개막 2개월이 지난 상황에서 이례적이다. 아직은 LG, KT를 제외한 8팀이 잘 버티고 있다고 볼 수 있다. KT를 제외한 팀들이 전력 평준화를 이뤘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난해 이 시기부터 다른 팀들과의 격차를 벌렸던 삼성의 경우 올 시즌에는 공수주 어느 파트에서도 다른 팀들을 압도하는 느낌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

[위에서부터 NC, 삼성, 두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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