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버킷 리스트' 김성철, 될성부른 신예가 나타났다 (인터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데뷔와 동시에 대학로의 핫한 배우로 떠올랐다. 지난해 뮤지컬 '사춘기'로 데뷔해 두번째 작품인 뮤지컬 '마이 버킷 리스트'에서 덜컥 주연을 맡았다. 뮤지컬배우 김성철은 시작부터 그 진가를 제대로 발휘하고 있다.

이제 막 두번째 작품을 마무리 하고 있는 김성철을 30일 '마이 버킷 리스트' 마지막 공연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만났다. 어린 나이, 1년이 채 되지 않는 활동 기간에서 오는 풋풋함과 동시에 남다른 강단을 느끼게 하는 진중함을 가진 김성철. 될성부른 배우였다.

김성철이 출연중인 뮤지컬 '마이 버킷 리스트'는 인생의 밑바닥을 헤매는 19세 양아치 소년과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19세 소년이 우연히 만나 함께 버킷리스트를 시행하며 인생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창작뮤지컬이다.

극중 해기 역을 맡은 김성철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운을 뗐다. 그는 "연습 기간이 짧아 캐릭터를 완벽하게 연구할 새가 없어 공연을 해오면서 캐릭터를 계속 만들어낸 것 같다"며 "일부분 정도를 생각하고 갔는데 공연하고 형들과 호흡 맞추면서 많이 만들어냈다. 이제 조금 정리가 된 것 같은데 끝나서 아쉽다"고 밝혔다.

배운 것도 많다. 뮤지컬 '사춘기'에서는 극 안에서 환기시켜주는 캐릭터였다면 뮤지컬 '마이 버킷 리스트'에서는 극을 끌어가야 하기 때문에 많은 부분이 달랐다. 2인극이라는 것 역시 김성철에게 많은 것을 얻게 했다.

"2인극을 하면서 얻은건 우선 기술적인 부분이에요. 조명이나 음향, 스테이지 등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들을 알게 됐죠. 물론 짜여진 스테이지는 없지만.. 소극장이라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큰 극장이었으면 제가 그 에너지를 채울만한 역량은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런 역량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1991년생으로 올해 만 23세인 김성철은 열아홉살 해기 역이 어땠을까. 다른 배우들보다 열아홉살 해기와 조금 더 가까웠기 때문에 다른 점은 없었을까.

"우선 (이)규형 형의 연극 '두근두근 내인생'을 봤는데 되게 학생 같더라고요. 교복도 입고 있으니까 그게 만들어주는 것들이 있는 것 같아요. '마이 버킷 리스트'에는 텍스트에도 무거운 대사가 별로 없잖아요. 물론 '살고싶다'라는 말은 굉장히 무거운 말이지만 열아홉살의 '살고싶다'와 오십살의 '살고싶다'는 굉장히 달라요. 시한부 열아홉과 그냥 열아홉도 다르죠. 근데 그런 것들이 만들어 주니까 굳이 어린 느낌을 주려 할 수도 없는 거고 그냥 톤만 조금 '내가 열아홉살 때 어떤 톤으로 얘기했지?' 그런 것들을 생각했어요. 사실 무대 올라가면 강구 역을 보고 대사를 하는 거니까 상대방이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서 제가 만들어내기도 했죠."

젊은 피. 군대도 다녀왔다. 끼와 실력도 갖췄고, 이미 팬들에게 그 매력을 인정 받아 날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두 작품만에 이런 인기라니. 신인 배우에게 힘이 되기도, 뭔가 모를 부담감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아직은 '인기가 많다'는 말에 어찌할바 모르는 신예다.

"인기보다 항상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좋게 봐주셔서 좋죠. 책임감이요? 책임감보다는 매사에 신경을 많이 쓰는데 결과적으로 연기를 못하면 제 손해잖아요. 그래서 열심히 하려고 노력을 많이 해요. 무대에 있을 때 원래 땀이 많은데 무대에서 제가 잘 하는 건 아닌데 땀 흘리면서 열심히 하니까 '예쁘게 볼게' 이런 게 있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굳이 뭐 책임감을 느끼거나 하진 않아요."

인기에 대한 책임감보다는 자신의 연기에 대한 욕심이 더 많았다. 하지만 뜨거운 관심과 덜컥 주연을 맡게 된 작품에 대한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항상 재연은 초연의 비교 대상이 되잖아요. '사춘기' 원캐스트라 초연을 못 봐 부담감이 있었죠. 초연의 해기들이 만들어 놓은 게 있으니까. 그래서 제 나름대로 해석을 했어요. 제가 나이가 가장 어려서 해기들 중엔 열아홉살과 제일 가깝잖아요. 조금 더 젊은 기운을 뿜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무대를 많이 안 서봐서 모르는 게 많은데 '마이 버킷 리스트' 하면서 많이 배웠죠. 두 사람이 끌어가는 공연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혀 몰랐었는데 이제야 조금 '이런건가?' 느껴요."

김성철은 신인의 당찬 패기와 연기에 대한 진중한 마음가짐 만큼이나 버킷 리스트도 남달랐다. "전 우선 공부를 하고 싶어요. 철학공부요. 독일이나 프랑스에 가서 1년이라도 공부 하는게 첫번째 버킷리스트죠. 두번째는 무인도 같은데를 한 번 가보고 싶어요. 무인도라고 하기보다는 진짜 인적이 드문 섬에서 지내보고 싶어요."

뮤지컬 '마이 버킷 리스트'. 5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동숭아트센터 꼭두소극장. 공연시간 100분. 문의 02-332-4177.

[뮤지컬 '마이 버킷 리스트' 김성철. 사진 = 라이브 주식회사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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