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0이닝' 박정진 "한창 좋았을 때 밸런스 찾았다"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좋았을 때 밸런스를 찾았다."

한화 이글스가 자랑하는 필승 공식, '정권 듀오(박정진-권혁)'의 일원 박정진은 나이를 잊은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박정진은 올 시즌 29경기에 등판, 3승 1패 1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2.70(40이닝 12자책)을 기록 중이다. 박정진이 소화한 40이닝은 팀 내 투수를 통틀어 4번째로 많다. 한화가 치른 47경기 중 61.7%에 해당하는 29경기에서 승리에 힘을 보탰다. 높은 타점에서 때리는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각이 예술이다. 이전보다 훨씬 더 날카로워졌다. 1976년생, 한국 나이 40세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한화가 이기는 경기에는 박정진이 빠지지 않는다. 올해 박정진 등판 시 한화의 성적은 19승 10패(승률 0.655)로 매우 좋다.

특히 전날(27일) KIA전서는 팀이 4-3 한 점 앞선 6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2⅔이닝을 5탈삼진 퍼펙트로 봉쇄했다. 7회말 추가점이 나오기 전까지 위력투를 선보인 박정진이 있었기에 승리도 가능했다. 생일에 팀 승리를 이끌어 기쁨 두 배. 경기가 끝난 뒤 박정진은 왼팔에 아이싱을 하고 있었다. 그는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활용했는데, 패스트볼도 힘이 있었다"며 "초반에 카운트를 잡고 슬라이더로 승부했다. 팔이 평소보다 높게 올라가서 각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박정진은 "팀이 연승으로 갈 수 있도록 단합하고 있다. 그래야 상위권으로 올라갈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며 "나도 관리를 잘해야 한다. 수원 kt 위즈와의 2번째 경기(23일)부터 한창 좋았을 때 밸런스를 찾았다. 왔다 갔다 하기도 하지만 최대한 끌어내야 한다. 이제는 1이닝, 아웃카운트 하나가 아닌 한 타자, 1구에 집중한다"며 책임감을 보였다.

박정진은 올해 2이닝 이상 소화한 경기가 9경기나 된다. 2⅔이닝, 즉 3이닝 가까이 채운 경기도 4경기다. 페이스 조절은 필수다. 전날은 삼진 5개나 잡고도 투구수 30개로 끊은 부분이 돋보였다. 그는 "의식 차이다"며 "예전에는 이닝이 끝나면 바뀐다는 생각을 했지만 요즘에는 (니시모토 다카시) 투수코치님이 물어보니 나도 생각해 보고 더 던질 수 있으면 그대로 간다. 오늘도 투구수가 많지 않아 더 던지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박정진을 빼놓고 올 시즌 한화를 설명할 수 없다. 김 감독도 "박정진과 권혁이 막아주면서 이기는 패턴이 생겼다"며 만족해했다. '정권 듀오'에 이어 '기대정권 쿼텟(김기현 정대훈 박정진 권혁)'까지 완성됐다. 혼자 뒷문을 지키던 2010~2011년과 달리 든든한 지원군이 늘어난 것도 반갑다. 투수조 최고참의 책임감과 흠 잡을 데 없는 투구까지, 박정진의 회춘이 반가울 수밖에 없는 한화다.

[한화 이글스 박정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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