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광현, 진화 위한 끊임없는 몸부림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좋아져야죠. 얼마나 연습했는데요" (웃음)

역시 에이스였다. 김광현(SK 와이번스)은 2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6피안타 5탈삼진 3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6승(1패)째를 챙겼다. SK는 김광현의 무실점 투구 속 6-0으로 승리하며 5연패 사슬을 끊었다.

김광현은 자타공인 SK 에이스다.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와 140km 언저리의 슬라이더로 상대를 윽박 지른다. 하지만 그에게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슬라이더를 뒷받침하는 구종이 상대적으로 약해 상대팀 타자들의 계산이 단순해진다는 것.

김광현 역시 이를 모르는 것이 아니다. 제3의 구종은 만들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했다. 서클체인지업, 커브, 스플리터 등이 그것들이다. 하지만 큰 생각만큼 큰 효과는 보지 못했다.

팀에게도, 김광현 자신에게도 큰 위기가 될 수 있었던 27일 롯데전. 역시 에이스는 에이스였다. 김광현은 6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출루시키면서도 단 한 명의 주자도 홈으로 불러 들이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백미는 6회였다. 김광현은 최준석과 강민호에게 연속안타, 이후 폭투를 범하며 1사 2, 3루 위기를 맞았다. 2-0, 안타 한 방이면 동점이 될 수 있었다. 이후 임재철을 내야 땅볼로 처리하며 2사 1, 3루.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또 상대팀에서 '결정적 대타 카드' 황재균을 내세웠다.

결과는 김광현의 승리였다. 김광현은 황재균을 커브를 이용해 삼진으로 처리했다. 고등학교 시절만 해도 트레이드마크였던 커브지만, 프로 데뷔 이후에는 재미를 보지 못했던 커브로 이날 결정적 아웃카운트를 잡은 것이다.

경기 후 김광현은 커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당연히 좋아져야죠. 얼마나 연습했는데요. 이제 나도 프로 데뷔 한 지 9시즌 째다"라고 발끈하며 웃었다. 그는 "스프링캠프 때 많은 시간을 커브를 연습하는데 할애했다. 선발로는 6일에 한 번 나오지만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것들을 연습하느라 오히려 더 바쁘다"라고 말했다.

스플리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날 김광현은 서클체인지업은 한 개도 던지지 않은 대신 스플리터에 대한 비중을 높였다. 김광현은 스플리터 그립을 잡고 던진 공이 홈플레이트 한참 앞에서 바운드되며 '제시카 광현'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지만 적지 않은 효과를 발휘했다.

김광현은 "패대기 된 공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공은 파울, 헛스윙 등 효과를 봤다"며 "오늘 경기는 스플리터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자평했다.

물론 평범한 투수들이라면 지금의 김광현이 갖고 있는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만으로도 수준급 성적을 올릴 것이다. 하지만 김광현은 팀을 대표하는 에이스다. "지난 등판 때 야수들이 실책을 기록한 뒤 내가 실점을 하지 않았으면 연패도 하지 않았을 것 같아 죄책감도 든다"고 말하며 책임감도 보여준다.

그런 김광현이기에 진화를 위한 끊임없는 몸부림은 오늘도 계속된다. 비록 '김광현'이라는 이름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의 기대치에 못 미칠 수도 있지만 김광현은 조금씩, 그리고 꾸준히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SK 김광현. 사진=인천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