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올해로 51회째를 맞은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KBS는 유독 씁쓸함을 맛봐야 했다. 예능과 드라마는 전멸했고, 그나마 교양에서 체면치레를 했을 뿐이다. 특히 KBS 출신 인사들이 대거 주요 부문을 석권하면서, 이번 백상예술대상이 남긴 아쉬움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지난 26일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는 51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서 영화 부문 대상은 '명량'의 주인공 배우 최민식이, TV부문에서는 '꽃보다 할배' '삼시세끼'를 연출한 CJ E&M 소속 나영석 PD가 각각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수상 내역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KBS는 'KBS 글로벌 대기획 요리인류'가 TV 교양 작품상을 받은 것 외에는 수상이 전무하다. 이는 지난 해 백상예술대상에서 드라마 '굿닥터'가 TV 드라마 작품상을, 배우 조재현이 '정도전'으로 TV 남자최우수연기상을, 개그우먼 김영희가 TV 여자예능상을 수상한 것과 비교해도 처참한 성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KBS에 또 한 번 좌절을 안긴 것은 바로 KBS 출신 인물들이 주요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다. KBS 재직 시절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을 연출했던 김원석 PD와 '1박 2일'로 스타 PD 반열에 오른 나영석 PD, 그리고 KBS 아나운서 출신 전현무가 바로 그들이다. 김원석 PD는 '미생'으로 TV 연출상을, 나영석 PD는 '삼시세끼'와 '꽃보다 할배'로 TV 대상을, 전현무는 '비정상 회담'(JTBC)과 '나 혼자 산다'(MBC)로 TV 남자예능상을 각각 수상했다.

워낙 쟁쟁한 경쟁작들이 많아 KBS가 다소 밀리는 모습을 보인 것일 뿐이라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KBS가 거둔 성적표를 보면 그리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평일 심야 예능 시청률은 이미 회복하기 힘든 한 자릿수를 기록 중이고, 드라마 역시 이렇다 할 화제작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과연 KBS가 내년에는 올해의 설움을 딛고,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백상예술대상은 지난 1년간 방영 또는 상영된 TV, 영화부문의 제작진과 출연자에게 시상하는 종합예술상으로, 영화·TV부문 각각 1명의 대상 수상자를 비롯해 영화 12개 부문, TV 13개 부문에서 시상이 이뤄졌다.

[나영석 PD와 방송인 전현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장영준 digout@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