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선 "동안 비결? 피부 관리 안해…막걸리 즐겨"(인터뷰)

"'앵그리맘' 종영, 연인과 헤어진 느낌"

"학부모 모임 반장…딸 연아랑 놀 때는 확실히!"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내 애드리브가 더 웃기다고! 기사로 내보내서 시청자들께 진짜 물어본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의 한 카페. 인터뷰 중 배우 김희선의 목소리가 순간 발끈했다. 근처를 배회하다가 김희선의 호출에 한걸음에 달려왔다는 MBC 드라마 '앵그리맘' 최병길 PD와 오랜만에 취재진을 만난 김희선은 드라마 속 애드리브 장면을 두고 서로 '내 것이 더 웃기다'며 우기더니 '왜 편집했느냐', '편집실에서 자른 거다'고 옥신각신이다.

학교폭력에서 딸을 구해내기 위해 교복 입고 학교로 돌아간 엄마 조강자의 이야기 '앵그리맘'에서 김희선은 22년 연기인생 첫 엄마 역할을 탁월한 감각으로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까지 보여주며 호평 속에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작품을 마친 지금이 "매일 만나며 투닥거리던 연인과 헤어진 느낌"이라는 김희선은 "작품의 성패를 떠나서 감독님이나 (고)수희처럼 좋은 인연을 많이 만난 게 제일 소중해요. 여전히 배우들한테 '언니 뭐해요?', '누나 어디에요?' 하면서 매일 문자가 와요"라고 한다.

김희선과 동갑내기 친구가 됐다는 최 PD는 "희선 씨가 기대 이상 120%로 잘해줬죠. 어려운 신들도 다 소화해줬고, 코미디와 진정성을 넘나드는 연기도 희선 씨였으니까 가능했어요"라고 치켜세웠다.

엄마가 고등학생이 된다는 판타지적 설정에 마냥 예쁘기만 해선 안 되는 여주인공이라 김희선의 주연 발탁에 반신반의하는 의견이 많았던 게 사실. 게다가 김희선은 첫 촬영을 불과 며칠 안 남겨두고 합류해 준비할 시간도 턱없이 부족했다. "저를 기다려주신 게 정말 감사했죠." 결국 김희선은 우려를 깨고 최 PD의 기다림에 연기로 보답한 셈이다.

거듭되는 밤샘 촬영에 링거까지 맞고 종방연에 참석했지만 김희선은 쑥스럽다는 표정이다.

"다른 배우들한테 너무 미안했어요. 나만 일한 것 같고, 나만 피곤하고 나만 힘들었던 것처럼 티 내는 것 같아서 죄송했어요. 원래 종방연도 못 갈 뻔했지만 그렇다고 안 가자니 함께 고생한 분들에게 도저히 예의가 아닌 것 같더라고요."

딸 연아 양이 일곱 살로 유치원생인데 얼마 전에는 학부모 모임의 반장까지 도맡아 그야말로 눈코 뜰새 없는 나날이다. "자고 일어났더니 모임 단체 대화방에 문자메시지가 400~500개"였다는 김희선이지만 "그래도 전 연아랑 놀 때 어설프게 안 놀아줘요. 최선을 다해서 확실히 놀아줘야죠!"라며 눈에 힘을 준다.

학부모들이 돌아가며 특별 강의를 하는 유치원 행사 때는 SBS '화신' 제작진에 특별히 부탁해 애니메이션까지 만들고, 소속사 스태프들도 총 동원했다는 영락없는 '딸 바보 엄마' 김희선.

하지만 미모만큼은 90년대 전성기 시절 못지 않게 여전히 눈부시다. '앵그리맘' 속 딸 아란(김유정)의 동급생 고복동을 연기한 16세 연하 배우 지수와 의도하지 않은 소위 '케미'(두 사람 사이의 조화를 의미)로 화제를 일으킬 정도였다.

동안 비법을 물어도 "따로 피부 관리는 안 해요. 오히려 얼굴에 뭐가 나더라고요" 하더니 피부에 좋은 술을 즐긴다며 "전 막걸리가 좋아요" 하며 호탕하게 웃는 김희선이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