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⅓이닝 무실점' 두산 윤명준, 불펜 필승조 적응 중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좀 더 기다리면 좋아질 것이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24일 잠실 SK전을 앞두고 "명준이가 제 페이스를 찾지 못한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윤명준은 5패, 5블론세이브를 남기고 마무리 보직을 내려놨다. 김 감독은 이번주 삼성, SK와의 홈 6연전부터 노경은을 마무리로 쓰고 있다. 대신 윤명준은 중간계투로 돌아갔다.

모양새만 보면 윤명준과 노경은의 보직이 교환된 것 같다. 하지만, 김 감독은 윤명준보다는 베테랑 이재우에게 좀 더 터프한 상황서 등판시키고 있다. 윤명준은 주로 그 앞에 등판하는 모습. 구위만 보면 윤명준은 메인 셋업맨을 맡아야 한다. 하지만, 마무리를 하면서 자주 구원 실패를 경험했고, 전반적으로 후유증이 보인다는 게 김 감독의 자체적인 분석이다.

윤명준은 21일 잠실 삼성전서 뒤진 상황서 등판했다. 그러나 ⅓이닝 2실점에 그쳤다. 구자욱에게 홈런을 맞은 것. 23일 잠실 SK전서 1이닝 1피안타 1볼넷 1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실점은 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타선을 압도하는 맛은 없었다. 제구가 흔들렸고, 실투가 나오기도 했다. 여전히 안정감은 떨어졌다.

24일 잠실 SK전. 김 감독은 4-1로 앞선 6회초 선발투수 진야곱이 선두타자 박정권을 볼넷으로 내보내자 곧바로 윤명준을 투입했다. 앞선 2경기에 비해선 긴박한 상황. 결국 스스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 "공은 좋은 데 자꾸 큰 것을 얻어맞는다"라며 아쉬워했던 김 감독은 "아직 마음에 여유가 없다"라고 했다.

윤명준은 마음의 여유를 찾은 것일까. 6회초 무사 1루서 첫 타자 정상호를 3루수 땅볼로 처리했으나 박계현을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김성현을 우익수 뜬공, 이명기는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6회를 마쳤다. 김성현과 이명기에겐 각각 2개의 공만 던졌다.

하지만, 7회는 다시 약간 불안했다. 선두타자 조동화에게 좌전안타를 맞았고, 최정을 풀카운트 끝에 3루수 파울 플라이로 돌려세웠다. 그 사이 한 차례 폭투를 범해 1루 대주자 김재현을 2루로 보내주기도 했다. 1사 2루 실점 위기. 김태형 감독은 앤드류 브라운 타석에서 윤명준을 내렸다. 윤명준은 14일 인천 SK전서 브라운에게 끝내기 투런포를 맞은 바 있다. 아무래도 그를 의식한 강판인 듯했다. 결국 윤명준은 1⅓이닝 무실점으로 홀드를 챙겼다. 21구를 던졌고, 스트라이크는 12개였다. 볼 비율이 조금 높았다.

윤명준은 마무리에서 내려온 만큼 좀 더 홀가분한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라도 된다. 김 감독이 원하는 바다. 구위 자체는 불펜 투수들 중에서 가장 좋은 편. 결국 자신과의 마인드컨트롤 싸움이 중요하다. 윤명준이 돌아온 불펜에서 필승계투조에 다시 적응 중이다. 노경은이 마무리 붙박이로 자리잡으면서 윤명준이 메인 셋업맨이 되는 게 두산으로선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 김 감독은 그날이 올 때까지 윤명준에게 충분히 기회를 줄 전망이다.

[윤명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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