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주루+호수비' 한화 주현상, 이래서 매력만점 루키

[마이데일리 = 수원 강산 기자] 폭풍 주루에 호수비까지. 예뻐하지 않을 수 없는 신인이다. 매력 만점이다. 한화 이글스 대졸 신인 내야수 주현상이 그랬다.

한화는 23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5차전서 6-1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3연승에 성공한 한화는 시즌 전적 23승 21패를 마크했고, kt전 2연패 후 2연승을 달렸다. 공격과 수비, 주루까지 3박자를 갖춘 주현상의 2타수 2안타 1득점 100% 출루 맹활약이 한화의 승리에 엄청난 힘을 보탰다.

주현상은 김성근 한화 감독이 공들여 키우는 내야수다. 지난해 11월 마무리캠프부터 1차 고치, 2차 오키나와 전지훈련까지 완주한 유일한 신인 야수다. 시범경기에서도 꾸준히 주전 3루수로 선발 출전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동아대를 졸업하고 올 시즌 신인드래프트 2차 지명회의 7라운드에서 한화에 지명된 그는 오히려 실전에 강한 모습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주현상은 이날 세 타석에서 모두 출루했고, 결승점까지 만들어냈다. 2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kt 선발투수 크리스 옥스프링의 3구째 132km 커터를 받아쳐 우중간에 떨어지는 깨끗한 안타를 만들어냈다. 비록 득점과 연결되진 않았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보이며 상대를 압박했다는 점에 점수를 줄 수 있었다.

5회말 2번째 타석서는 7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는 결승 득점으로 이어졌다. 이용규의 안타와 권용관의 볼넷으로 3루에 안착한 주현상은 정근우의 2루수 땅볼에 홈을 밟았다. 1-1 팽팽한 균형을 깨트린 득점이자 이날의 결승 득점이었다.

6회말 3번째 타석서도 득점에 기여했다. 1사 1, 2루 상황에서 옥스프링의 공에 어깨 부위를 맞아 출루했다. 몸쪽 공도 두려워하지 않는 배짱이 돋보인 대목. 한화는 주현상의 출루로 만들어진 1사 만루 상황에서 이용규의 희생플라이와 상대 폭투로 2점을 추가, 5-1로 달아나며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갔다.

특히 이용규의 희생플라이 상황에서 주현상의 주루 센스가 돋보였다. 그는 kt 우익수 하준호가 타구를 잡자 마자 비어 있는 2루를 향해 뛰었다. 1루수 장성호가 부랴부랴 뛰어가 태그했으나 간발의 차로 세이프. 곧이어 상대 폭투로 한화의 5번째 득점이 만들어졌다.

정점을 찍은 건 팀이 5-1로 앞선 8회초. 1사 2루 상황에서 깨끗한 우전 안타로 1, 3루 기회를 이어갔고, 이어진 이용규의 적시타로 추가점이 나왔다. 좌전 안타에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3루를 향한 주루 센스가 또 한 번 빛났다. 상대 견제에 걸려 3루에서 아웃된 게 옥에 티였으나 앞선 활약을 지울 수는 없었다.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뽐냈다. 5회말 kt 선두타자 용덕한의 빠른 땅볼 타구를 넘어지며 백핸드 캐치로 건져냈고, 침착한 1루 송구로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2-1 한 점 차 살얼음판 상황에서 선두타자 출루를 막아낸 의미 있는 호수비였다. 여기저기서 함성이 터져나왔다. 8회말에도 2사 3루 상황에서 장성우의 빠른 땅볼 타구를 편안하게 처리했다.

주현상은 시범경기 당시 "백업으로라도 어떻게든 1군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했다. 그런데 단순히 1군을 지키는 수준이 아닌 팀의 상승세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달 10일 롯데 자이언츠전서는 포수 마스크까지 쓰는 투혼을 발휘했다. 이전까진 공격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은 주현상인데, 이날 경기 포함 올 시즌 타율은 2할 9푼 1리(48타수 14안타)로 훌륭하다. 공수 양면에서 이날과 같다면 한화 내야 한 자리를 꿰찰 수 있다.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주현상.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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