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보소', SBS 특기 복합장르의 부활 [종영기획③]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SBS 특기인 복합장르가 '냄새를 보는 소녀'를 통해 부활했다.

21일 방송된 16회를 마지막으로 종영된 SBS 수목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극본 이희명 연출 백수찬 오충환, 이하 '냄보소')는 최무각(박유천)과 오초림(신세경)이 해피엔딩을 맞이하고 연쇄살인마 권재희(남궁민)가 죽음을 맞이하며 마무리 됐다.

'냄보소'는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냄새가 눈으로 보이는 초감각 목격자 오초림(신세경)과 어떤 감각도 느낄 수 없는 무감각 형사 무각(박유천)이 주인공인 미스터리 서스펜스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방송 전부터 '미스터리 서스펜스 로맨틱 코미디', 복합장르를 앞세웠다.

사실 복합장르는 SBS의 특기 중 하나. 앞서 SBS는 타 방송사에서 시도하지 않은 신선한 소재와 함께 다양한 장르를 버무린 웰메이드 작품으로 드라마 강국 자리를 지켜왔다. 다양한 볼거리를 원하는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노린 것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SBS의 드라마 강국 자리가 주춤했던 것은 사실. 특히 '냄보소' 전작 '하이드 지킬, 나'는 현빈 한지민을 앞세우고도 저조한 시청률로 쓸쓸히 퇴장했다. 복합장르를 표방하면서도 확실하게 중심을 잡지 못해 혹평을 얻으며 SBS 드라마를 침체기에 빠트렸다.

때문에 '냄보소'가 얻게된 부담감은 더욱 컸다. 시청률은 물론 작품성 역시 사활을 걸어야 했다. '옥탑방 왕세자', '야왕' 등으로 시청자들을 사로 잡은 이희명 작가가 SBS의 복합 장르 명성을 다시 일으켜세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졌다.

뚜껑이 열리고 '냄보소'는 복합장르를 가볍게 풀어냈다. 앞서 백수찬 감독 역시 "로맨틱코미디가 8, 미스터리 서스펜스가 2 정도로 배합된 드라마다. 절대로 서스펜스나 미스터리가 있다고 해서 드라마가 무겁거나 거대한 사건을 다루거나 하는 드라마가 아니다"고 밝힌 만큼 복합장르라고 해서 이야기 흐름을 한쪽에 쏠리게 하지 않았다.

바코드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첫회부터 미스터리로 시청자들에게 궁금증을 유발시켰다. 두 주인공이 바코드 살인사건의 피해자였기에 이들이 사건에 다가가는 과정은 스릴 넘쳤다. 각각 감각이 없고, 냄새를 본다는 판타지 설정을 통해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에 볼거리는 물론 무릎을 탁 치게 하는 전개가 뒤따랐다.

범인이 권재희로 밝혀진 뒤에는 서스펜스 스릴러 요소가 강해졌다. 살인마의 섬뜩한 연쇄살인사건 및 주인공들을 조여오는 압박감이 시청자들마저 긴장하게 했다. 하지만 바코드 살인사건의 진실을 파헤칠수록 최무각과 오초림의 로맨스 역시 진전돼 이들의 달달한 로맨스를 보는 재미도 더해졌다.

다소 갑작스러운 장면 전환이 지적 받기도 했지만 이는 복합장르의 묘미였다. 로맨스를 기본으로 하지만 바코드 살인사건에 인물들의 전체적인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에 갑작스럽다기보다 일종의 완급조절이었던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복합장르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었던 SBS는 '냄보소'를 통해 그 특기를 제대로 살렸다. 앞서 부진했던 부분을 보완하며 복합장르를 부활시켰다.

한편 '냄보소' 후속으로는 수애, 주지훈, 연정훈 등이 출연하는 '가면'이 방송된다. '가면'은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재벌가의 며느리가 된 여주인공, 아무 조건 없이 사랑하는 여자를 지켜주는 남주인공, 그리고 여주인공의 실체를 밝히려는 자와 숨기려는 자, 이미 알고 있는 자 등 네 남녀가 저택이라는 한 공간에 생활하면서 벌어지는 경쟁과 암투, 음모와 복수, 미스터리를 그린다. 27일 밤 10시 첫 방송된다.

['냄보소' 마지막회. 사진 = SBS 방송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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