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즌 1613이닝' 천하의 류현진도 어쩔 수 없었다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9시즌 1613이닝. 한 시즌당 179이닝. 천하의 류현진도 어쩔 수 없었다.

류현진이 어깨 수술을 받는다. LA 다저스는 "류현진이 22일(이하 한국시각) 왼쪽 어깨 관절경 수술을 받는다"고 21일 공식 발표했다. 수술은 팀 주치의인 닐 엘라트라체 박사 집도로 이뤄진다. 어깨 수술을 받으며 올시즌은 사실상 마감하게 됐다.

류현진은 2006년 프로 데뷔 이후 매년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프로 첫 시즌인 2006년에 201⅔이닝을 던지며 18승 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23을 기록, 투수 주요부문 트리플크라운과 함께 신인왕, MVP를 휩쓸었다.

이후에도 류현진은 '괴물'과 같은 활약을 이어갔다. 2007시즌에는 2006시즌을 넘어서는 211이닝을 소화했으며 2008년 165⅔이닝, 2009년 189⅓이닝, 2010년 192⅔이닝을 던졌다.

2011년 부상으로 인해 126이닝을 주춤했지만 국내 무대 마지막 시즌인 2012년에는 다시 182⅔이닝을 던졌다.

국내에서 류현진은 7시즌간 1269이닝을 소화했다. 한 시즌당 181⅓이닝이다. 다른 선수들은 규정이닝도 넘기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그야말로 '괴물과 같은 이닝 소화력'을 보여줬다.

힘들 때는 본인이 조절을 하면서, 또 누구보다 부드러운 투구폼을 바탕으로 몸에 무리가 가는 것을 최소화했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메이저리그에서도 류현진은 다르지 않은 듯 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시즌에 192이닝을 던지며 14승 8패, 다저스 선발 한 축으로 거듭났다. 지난해 역시 몇 차례 로테이션을 거르기는 했지만 14승 7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하며 '역시 류현진'이란 말을 들었다. 이닝수는 152이닝. 그렇게 '9시즌 1613이닝'이 쌓였다.

몇몇 전문가들은 류현진만큼 자신의 몸 관리를 잘하는 선수가 드물다고 했다. 몸 상태가 조금 좋지 않으면 선발 로테이션을 한 차례씩 거르면서 조절을 한다는 것. 하지만 '9시즌 1613이닝, 한 시즌당 179이닝'에는 류현진도 버티지 못했다.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한 시즌 전체를 '공백'으로 놓는 류현진이 수술에 이은 재활을 딛고 예전 '괴물'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류현진.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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