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않녀', 이래도 저래도 예뻤던 채시라[종영기획②]

[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아무리 망가지고 억센 캐릭터를 연기해도 채시라는 채시라였다.

채시라는 KBS 2TV 수목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극본 김인영 연출 유현기 한상우 제작 IOK미디어)에서 우등생 언니와 늘 비교당하며 불운한 삶을 살아온 김현숙 역을 맡아 열연했다. 김현숙은 중졸이라는 학력에 특별한 직업도 없는 보잘 것 없는 사람이었다.

현숙이 이렇게 된 건 모두 고등학교 시절 만난 담임선생이었던 나현애(서이숙) 때문이었다. 현애는 현숙이 스카프를 훔쳤다고 몰아세웠고, 결국 현숙은 누명을 쓰고 학교에서 퇴학당했다. 꿈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았던 현숙은 학교에서 쫓겨난 뒤 꿈도 없이 그저 그런 인생을 살고 있었다.

검정고시를 치른다며 만난 과외선생과 눈이 맞아 딸까지 낳으며 엄마가 됐지만 여전히 불행한 인생은 그대로였다. 아직도 고등학교 때의 억울함도 가시지 않았다. 뒤늦게 억울함을 풀겠다며 모교를 찾아가 항의도 하고, 언론에 나현애의 진짜 모습을 폭로하기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진짜 억울함이 풀린 순간은 나현애가 진심으로 사과를 하던 순간이었다.

비록 일찍 아이를 낳은 현숙이었지만, 모성애만큼은 여느 엄마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었다. 딸 정마리(이하나)와는 친구처럼 티격태격 지내면서도 엄마로서의 역할이 필요할 때면 든든한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특히 마리가 원수같은 나현애의 아들 이루오(송재림)와 좋아한다고 했을 때는 극렬하게 반대하면서도 결국 자식의 편에 서는 따뜻한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김현숙을 연기한 채시라는 이번 작품을 통해 데뷔 이래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넘어지고 구르고 깨지는 연기가 마치 몸에 벤듯 익숙해보였다. 그럼에도 채시라는 예뻐 보였다. 단순히 외모가 예쁜 것이 아니라, 연기를 위해 기존의 이미지 조차도 버릴 수 있다는 과감한 결단이 예뻐보였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을 통해 팔색조 매력을 드러낸 채시라의 다음 행보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배우 채시라. 사진 = KBS 2TV '착하지 않은 여자들' 화면 캡처]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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