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 '맨도롱또?f', '홍자매'에 건 기대가 너무 컸던걸까?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새 수목드라마 '맨도롱 또?f'(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박홍균 김희원)은 제2의 '최고의 사랑'이 될 수 있을까.

'맨도롱 또?f'은 '기분 좋게 따뜻한'이라는 뜻의 제주 방언으로 동명의 레스토랑에서 벌어지는 오너 셰프 백건우(유연석)와 의류에이전시에 다니던 이정주(강소라)의 사랑 이야기를 그려나간다.

로맨틱코미디 장르에 정통한 '홍자매' 작가들의 신작으로 큰 기대감이 쏠린 작품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13일 방송된 첫 회는 불친절하거나 전형적인 전개로 채워져 아쉬움을 줬다.

도입부부터 곧바로 정주가 건우에게 "나랑 너랑 쌍둥이야"라며 '출생의 비밀'을 암시했는데, 시작과 동시에 시청자들의 시선을 확 잡아 끌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건우의 어머니 백세영(이휘향)의 애매모호한 말과 행동은 두 사람이 실제 쌍둥이인지 아닌지 불명확하게 했다. 이후 전개에서 둘의 관계가 분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주와 건우의 쌍둥이 여부가 뚜렷하게 설명되지 않은 채 돌연 두 사람이 호감 있는 듯한 장면으로 이어져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쌍둥이라고 하지 않았나?'란 의문이 들게 하는 전개였다.

'출생의 비밀' 카드를 초반에 바로 꺼내 들어 시선 몰이에는 성공했지만, 스스로 이야기의 폭을 한정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자연스레 시청자들의 주된 관심사가 둘에게 숨겨져 있는 '출생의 비밀'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다른 드라마에서 셀 수 없이 써온 '출생의 비밀' 카드는 식상함 이상을 주기 어려운 소재이기도 하다.

직장에서 해고되고 남자친구에게 버림 받은 여주인공이 돈 많고 허세 가득한 셰프이나 무언가 아픔을 안고 있는 듯한 남주인공과 엮이는 구도도 크게 신선한 설정은 아니었다. 이미 여러 한국 드라마에서 보여준 구도와 유사했고, 이 때문에 앞으로의 내용까지 대략적으로 예상될 정도였다.

'홍자매'의 전작 SBS 드라마 '주군의 태양'의 배우 소지섭이 카메오 출연해 '주군의 태양'을 패러디하고, '홍자매'와 박홍균 PD가 합심한 히트작 MBC 드라마 '최고의 사랑' OST가 흘러나오는 등 코믹한 요소를 곳곳에 배치하기도 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웃음의 소재를 전작에서 찾으려고 하는 시도는 '맨도롱 또?f'이 '홍자매'의 전작들보다 진일보한 작품인지에 대한 의문을 줬다.

첫 방송 시청률은 6.3%(닐슨코리아 전국기준)였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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