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는 어떻게 세계 최초 미얀마 다큐를 찍었나(종합)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EBS가 미얀마 문명사를 벗겨낼 다큐멘터리를 세계 최초로 제작했다.

EBS 다큐프라임 '천불천탑의 신비, 미얀마'는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미얀마 문명의 내부로 깊숙이 들어간 세계 최초의 다큐멘터리다. 연출자 정재응 PD는 11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의 한 커피숍에서 취재진과 만나 "비교할 다큐멘터리가 없다.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했다.

총 제작비만 8억3천만 원이 투입된 블록버스터급 스케일이다. 재연 드라마를 위해 미얀마 스타 배우를 캐스팅했고, 엑스트라만 200여 명이 참여했으며 미얀마 스님 100여 명이 "좋은 작품 만들어 달라"며 무상으로 출연했다.

제작비 중 미얀마 민영방송사 MRTV-4에서 2억 원을 내놓았다. 쉬웠던 과정은 아니다. 정 PD 말로는 미얀마를 수 차례 오가고 논의하며 "간청 반, 협박 반" 끝에 합의를 이끌어냈다. 미얀마의 적극 지원이 가능했던 이유로는 EBS를 향한 미얀마의 기대감도 특별했기 때문이다.

정 PD는 "미얀마가 130개 종족, 250개 언어로 구성된 굉장히 복잡한 나라다. 통일된 역사관이 아직 정착돼 있지 않다. EBS에서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지면 미얀마에서도 역사를 통한 국민 통합과 국민의 자부심 또한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 3부작으로 1부 '황금의 전설'에선 황금으로 둘러싸인 미얀마 3대 보물과 이에 얽힌 미스터리를 풀어나간다. 2부 '버강, 위대한 꿈'에선 동남아시아 1000년 운명을 바꾸게 된 왕과 승려의 만남을 중심으로 종교개혁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화려한 재연과 CG를 통해 파헤친다.

3부 '미얀마, 비밀의 첫 장을 열다'는 제작 기간 22개월 미얀마 전역을 돌며 고군분투한 제작팀의 열정과 노하우를 담았다.

김옥영 작가는 "실증적 자료가 없어 너무 힘들었다. 황금 생산량이나 출처 등을 물어도 비밀이라 알려줄 수 없다더라. 또한 미얀마처럼 불탑을 세우며 노동자에게 임금을 지불한 전례가 없는데, 이 내용이 적힌 비문이 도무지 어디 있는지 몰라 헤매다 박물관에서야 겨우 발견했다. 하지만 고대 미얀마는 지금과 달라 해독하는 것도 어려웠다"며 지난 촬영을 돌아보며 웃었다.

'천불천탑의 신비, 미얀마'는 제작 완료 전부터 미국 스미소니언 채널에 국내 2D 다큐멘터리 사상 최고가인 25만 달러에 판매되며 가치를 인정 받았다. .

18일부터 20일까지 오후 9시 50분 방송.

[사진 = EBS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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