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덩이' SK 브라운, 이젠 필요할 때도 터진다

[마이데일리 = 부산 고동현 기자] 시즌 초 본인에게 드리웠던 물음표를 실력으로 지우고 있다.

앤드류 브라운(SK 와이번스)은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결승 3점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브라운은 SK가 야심차게 영입한 외국인 타자다. SK가 영입하기 전 두산 베어스와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 영입설이 나돌 정도로 많은 구단들이 군침을 보인 선수였다. 지난해 루크 스캇으로 인해 마음고생을 했던 SK이기에 브라운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컸다.

하지만 시즌 초반 모습은 기대 이하였다. 여러차례 볼넷으로 출루하며 출루율 자체는 높았지만 결정적일 때 한 방이 터지지 않았다. 한 때 득점권 타율이 .059에 그치며 속을 태우기도 했다.

서서히 홈런포를 가동하며 팀의 기대에 충족시킨 브라운은 최근 들어 SK 타선 중심을 잡고 있다. 4월 20일 이후 12경기에서는 타율 .409 5홈런 15타점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사실 브라운은 1일 KIA전에서 조쉬 스틴슨의 공에 왼쪽 어깨를 강하게 맞은 이후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상태다. 그런 가운데 출장을 감행하고 있는 브라운은 6일 롯데전 5회 2사 1, 2루에서 조쉬 린드블럼을 상대로 결승 3점 홈런을 때리며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브라운이 홈런을 때리지 않았다면 이날 SK는 승리를 보장할 수 없었다. 선발 이름값에서 밀렸을 뿐더러(박종훈-린드블럼) 3회 2사 1, 3루, 4회 2사 만루 찬스를 놓친 상황에서 5회 득점권마저 점수를 뽑지 못했다면 흐름을 완전히 롯데에 넘겨줄 수 있었다. 이 때 브라운이 홈런 한 방으로 분위기를 SK쪽으로 가져왔다.

어느덧 홈런은 9개를 때렸다. 야마이코 나바로(삼성·13개), 에릭 테임즈(NC·11개), 최형우(삼성·10개)에 이어 이 부문 4위에 올라있다. 신입 외국인 선수 중에는 가장 많은 숫자다. 타점 역시 23점으로 공동 8위, 순위를 부쩍 끌어 올렸다.

더욱 만족스러운 부분은 팀이 득점이 필요할 때 때린 홈런이었다는 것. 4번째 홈런부터 9번째 홈런까지 6개 홈런 중 5개는 팀이 동점 상황에서 때린 홈런이었다. 나머지 한 개 역시 1점차 뒤진 상황에서 8회 때린 홈런이었다. 순도 100%. 6일 경기 홈런 역시 0-0 동점에서 나온 스리런 홈런이었다. 이는 이날 결승타이기도 했다.

득점권에서 약하다는 모습도 서서히 지우고 있다. 4월 20일 이후 득점권 타율은 .313(16타수 5안타)다. 득점권 상황에서 10타점을 쓸어 담았다. 물론 그 기간 타율 .409에 비해서는 낮기는 하지만 1할대도 못미치던 득점권 타율을 떠올렸을 때 상전벽해다. 이제는 팀이 필요할 때도 터진다는 것이다.

시즌 초반 SK는 4번 타자로 나서는 선수마다 부진해 골머리를 앓았다. 한창 타격감이 올랐던 이재원 역시 다르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브라운이 어느 자리에서건 제 역할을 해내기 시작했다. 결승 스리런 홈런을 때린 6일 롯데전 역시 그의 타순은 4번이었다.

이미 지난해 스캇이 기록한 홈런과 타점 기록을 넘어선 브라운이 최근 활약을 이어간다면 SK 역시 승수쌓기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 앤드류 브라운.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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