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맨' 오준혁의 목표 "믿고 써주시면 만족 드리겠다" (인터뷰)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믿고 써주시면 만족을 드리고 싶다."

오준혁이 KIA 타이거즈에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한다. 지난 2011년 신인드래프트 8라운드 64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지명됐다. 비교적 낮은 지명순위에도 근성 넘치는 모습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1군 13경기에서 19타수 2안타(타율 0.105) 2타점의 성적만 남기고 트레이드를 통해 KIA 유니폼으로 갈아입게 됐다. 아쉬움이 없을 리 없지만 좋은 생각만 하기로 했다.

한화와 KIA는 6일 오전 4대3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한화는 투수 유창식과 김광수, 외야수 오준혁과 노수광을 KIA로 보내고, 투수 임준섭과 박성호, 외야수 이종환을 받기로 했다.

오준혁은 올해 초 일본 고치,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당시 큰 기대를 모았다. 우투좌타 외야수로 활용도가 높았다. 김성근 한화 감독도 "오준혁이 많이 좋아졌다"며 만족해했다. 홍백전과 연습경기에서도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정확한 타격과 빠른 발을 앞세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경찰청 제대 후 첫 시즌을 앞두고 무척 의욕적이었다.

오준혁은 지난해 경찰청에서도 78경기 타율 3할 6푼 1리(230타수 83안타) 7홈런 42타점 15도루 맹활약을 펼쳤다. 북부리그 타율 3위, 출루율(4할 6푼) 4위에 올랐다. 2013년 52경기에서 타율 0.346(52타수 18안타) 2타점, 출루율 4할 1푼으로 가능성을 보여준 지 1년 만에 일취월장했다. 그래서 기대가 더 컸다.

하지만 한화 외야는 탄탄했다. 오준혁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중견수 이용규와 우익수 김경언은 붙박이다. 좌익수도 이성열과 송주호, 최진행이 돌아가며 나서고 있다. 외국인 타자 나이저 모건의 공백도 티가 나지 않는다. 올해 퓨처스리그 24경기에서 타율 3할 6푼 7리(90타수 33안타) 2홈런 22타점 10도루 맹활약에도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지난 2일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으나 한 타석에 들어선 게 전부였다.

그래서 KIA행은 또 다른 기회다. 군 복무를 마쳤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오준혁 본인 노력에 따라 외야 한 자리를 꿰찰 수도 있다. 게다가 올 시즌 외야수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나지완과 김다원, 그리고 신종길까지 전날(6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종환은 한화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그러면서 오준혁은 노수광과 함께 이적 첫날부터 1군에 진입했고, 2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3-4로 뒤진 9회초에는 동점 희생플라이로 힘을 보탰다.

오준혁은 6일 통화에서 "처음 트레이드 소식을 들었을 때 가서 잘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어리둥절했다"며 "김성근 감독님께서 많이 지지해주셨는데, 그만큼 못 보여드린 게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퓨처스 경기를 위해 수원으로 이동하는 길에 소식을 듣고, 짐을 챙기러 서산으로 향했단다.

그러면서도 "KIA행은 좋은 기회다"며 "김기태 감독님께서 믿고 써주시면 만족을 드리는 선수가 되고 싶다. 구체적인 능력보다는 만족을 드리고 싶다. '잘 데리고 왔다'고 생각하시게끔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오준혁. 사진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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