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깜짝 트레이드, 투수-야수 경쟁 치열해졌다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KIA 타이거즈가 한화 이글스와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번 트레이드로 KIA는 미래 자원 확보와 동시에 투수와 야수 모두 치열한 경쟁이 가능해졌다.

KIA는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임준섭과 박성호(이상 투수), 이종환(외야수)을 한화로 보내고 대신 유창식, 김광수(이상 투수), 오준혁, 노수광(이상 외야수)을 과 맞바꾸는 3:4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트레이드의 핵심은 유창식과 임준섭의 교환이다. 두 좌완투수는 양 팀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라는 평가와 함께 아직 재능을 마음껏 꽃피우지 못하며 아쉬움을 자아낸 선수들이었다. 두 선수 모두 자기의 능력을 100% 발휘한다면 팀의 주축으로 활약할 선수들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좋지 못했고, 결국 유니폼을 바꿔 입으며 재도약을 노리게 됐다.

유창식은 올 시즌 8경기에 출전해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9.16을 기록했다. 2011년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계약금 7억원을 받고 엄청난 관심 속에 그는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통산 107경기 출전해 16승 27패 4홀드 평균자책점 5.50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비록 유창식이 한화에서 꽃을 피우지 못했지만 KIA는 임준섭을 내주는 대신 유창식을 영입하며 불펜에 무게감을 더하게 됐다. 또 유창식은 장기적으로 선발투수로도 활용할 수 있다. 활용폭이 넓은 투수의 영입이다.

고향이 광주인 유창식은 광주일고 시절 초고교급 좌완 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고등학교 시절 무리한 영향으로 프로에 들어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며 성장도 정체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창식은 자신에게 익숙한 곳인 고향에서 KIA 유니폼을 입고 새로운 야구인생을 펼칠 기회를 갖게 됐다.

KIA는 유창식 외에도 투수 김광수를 영입했다. 그가 한화에서 지난 4년간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는 못했고, 올해는 재활군에만 머물러 있었지만 경기에 나서고 싶은 욕망이 컸을 김광수에게 새로운 유니폼은 최고의 동기부여다.

두 투수의 합류로 KIA 마운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기존 박준표-최영필-심동섭-김태영-한승혁 등 주축 계투진과 함께 유창식과 김광수는 불펜의 두께를 더욱 두껍게 했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두 투수의 합류만으로도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 수 있게 된 KIA 마운드다.

야수진의 경쟁도 마찬가지다. 이번 트레이드로 KIA는 미래 야수 자원도 확보했다. 오준혁과 노수광은 크게 주목받던 선수들은 아니었다. 그러나 성장 가능성 만큼은 높았다.

또 두 선수 모두 군 문제를 해결한 상황인데다 퓨처스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왔다. 오준혁은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24경기에 출전, 타율 3할6푼7리 2홈런 22타점 23득점 장타율 5할2푼2리를 기록했다. 노수광은 퓨처스리그 25경기에 나서 타율 3할4푼7리 4타점 19득점 장타율 4할4푼 출루율 4할2푼4리의 성적을 남겼다.

당초 KIA는 올 시즌 외야진을 김주찬-김원섭-신종길로 구성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김주찬은 올 시즌에도 잦은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김원섭도 시즌 초반 좋은 활약을 보여줬지만 역시 체력적인 문제와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

신종길도 시범경기 마지막 경기서 공에 맞아 부상을 당하며 지난 5일 마산 NC전에서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그 사이 KIA는 김다원, 이호신, 김호령, 박준태 등이 이들의 공백을 메웠다. 그러나 베테랑과 신인급 선수들 사이를 채워줄 외야 자원이 없었다. 그리고 김호령, 박준태 같은 신인급 선수들을 계속 1군 경기에 기용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이번 트레이드로 KIA는 외야진에도 가용 자원을 넓힐 수 있게 됐다.

KIA가 한화와 깜짝 트레이드를 단행한 선택은 기존 불펜과 외야진에 경각심을 일으킬 수도 있다. 트레이드로 인한 긍정적인 영향이 더 클 가능성이 높다. 치열해진 경쟁만큼 KIA가 성적도 끌어 올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6일 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게 된 유창식(첫 번째 사진), 오준혁(두 번째 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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