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모두가 상처' 조승우의 선택, 이해와 반발 사이 [허설희의 신호등]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배우 조승우의 선택, 이해와 반발 사이에서 그 누구의 편을 들 수 있을까.

조승우가 자신의 팬들을 놓고 선택 아닌 선택을 했다. 특정 팬 커뮤니티에 대한 반감을 나타내며 팬들을 가른 것. 그의 선택을 이해하는 시선도, 반발하는 시선도 있다. 독보적 뮤지컬 스타이자 영화 및 드라마를 넘나들며 활약하고 있는 믿고 보는 배우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대중의 관심도 높다.

앞서 조승우는 한 지방 공연 후 팬들과 만난 자리에서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 인사이드 갤러리'(이하 '갤러리') 회원인 자신의 팬들을 저격했다. 사인을 해주며 "왜 '갤'('조승우 갤러리')에선 이름(실명)으로 안 해요?"라며 "'갤'에선 왜 욕을 해요?"라고 거듭 물은 뒤 "'갤' 하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조승우 갤러리에서 활동하던 팬들은 의도치 않게 많은 사람이 보는 자리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에게 지적 당했다. 조승우 팬카페 '몽룡이네'와 '위드승우'와는 다른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스타에게 상처 받을 수밖에 없었다. 상처 받은 마음은 애정을 반감으로 바꾸게 했다.

반감은 반발로 이어졌다. 스타에게 똑같은 사랑을 주는 팬들을 스타가 선택하 수 있냐는 것. 사랑의 표현 방식이 다르고 팬 문화가 다를 뿐 다 똑같은 팬이라는 것이다. 결국 조승우는 갤러리에 오해에 대한 해명과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갤러리에 대한 반감은 유지했다.

그간 조승우는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는 배우로 유명했다. 할 말은 하고, 지킬 것은 지켰다. 소신 있는 모습이 팬들에게 더 믿음을 줬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조승우의 이번 선택은 조승우였기에 가능했고, 다소 잘못된 방식으로 생각될 수 있는 팬문화에 대한 우려의 시선은 조승우 의견에 대한 이해로 이어졌다.

조승우의 주장이 틀린 것은 아니다. 인터넷상 악플이 문제가 되고 있는 현 사회에 조승우가 언급한 갤러리는 확실히 거칠다. 특정 사이트의 스타일이라고는 하나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스타일은 분명 아니다.

익명으로 활동하는 회원들은 서로 반말을 하고 더 솔직한 감정을 표현한다. 이런 면이 자유로운 분위기를 형성하지만 과해지면 무례함을 범하기도 한다. 조승우가 갤러리를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된 이유는 이 부분일 것이다. 자신 앞에서 상냥했던 팬들이 이름과 얼굴을 감추고 거친 욕을 퍼붓는 것이 이중적으로 보이는 것은 당연했을 것이다.

하지만 팬들의 입장은 다르다. 앞서 팬카페를 필두로 오래된 팬들에게만 혜택을 준다는 의혹이 여러 차례 있었기 때문에 서운함은 점점 쌓여 왔던 상태. 먼저 좋아했든 뒤늦게 팬이 됐든 다 똑같은 팬인데 차별이 있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것이다.

물론 신인 때부터 자신을 지지하고 믿어준 팬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은 이해할 수 있지만 후발주자라고 해서 마치 등급을 나누는 듯한 스타의 모습은 옳지 않다. 더군다나 팬들 사이의 골이 깊어진 상태에서 스타가 한 쪽 편을 든다는 것 자체가 분란을 조장하는 것이다. 반발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편이 확실하게 갈리느냐, 그것도 아니다. 사실 팬카페 회원들과 갤러리 회원들이 아예 다른 팬들이라고 할 수도 없다. 팬카페 회원 중에도 일부는 갤러리에 들어올 것이고, 갤러리 회원들 역시 일부는 팬카페에 가입했을 수 있다. 결국에는 조승우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인 이들이기에 다른 부류로 나누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 하다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자신만의 잣대로 진심 또는 거짓으로 나눌 수는 없다. 섣부른 판단은 오만이고 편견이다. 스타의 선택도 충분히 이해되고 팬들의 반발 역시 동의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각기 다른 이들의 마음과 생각을 마음대로 평할 수는 없다.

때문에 이들의 사태가 더욱 안타깝다. 스타와 팬은 서로에게 기대어 함께 같은 길을 가는 사이다. 그 길을 두고 서로 다른 시선과 다른 길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서로에게 상처로만 남을 것이다. 이해와 반발 사이에서 서로의 마음을 절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길 바란다. 결국에는 서로에 대한 애정으로 함께 걸어가는 동반자가 아닌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조승우 갤러리'에 올린 친필 편지]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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