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선발' SK 채병용, 안정감이란 이런 것

[마이데일리 = 부산 고동현 기자] 수준급 선발투수로 활약하던 때를 떠올리게 했다.

채병용(SK 와이번스)은 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6피안타 5탈삼진 1사사구 2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3승(1패)째를 거뒀다.

채병용은 2000년대 중후반 SK 마운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돋보이지는 않았지만 묵직한 패스트볼과 정교한 제구력을 앞세워 상대 타자들을 손쉽게 돌려 세웠다.

하지만 군 문제를 해결한 뒤에는 기대 이하의 모습이었다. 2013년 승리없이 3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7.97에 그쳤으며 5선발로 뛴 지난해에도 8승 12패 평균자책점 6.37에 만족해야 했다.

올시즌에는 불펜으로 시작했다. 불펜으로 나서 안정적인 모습을 이어가던 채병용은 16일 문학 넥센전에서 부상을 당한 트래비스 밴와트를 대신해 나서 6이닝 6탈삼진 퍼펙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밴와트가 전열에서 이탈하며 지난 등판에는 선발로 나섰다. 24일 대전 한화전에 등판한 그는 5이닝 6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투수가 되기는 했지만 선발로서 역할은 다했다.

이날이 두 번째 선발 등판. 이날도 다르지 않았다. 채병용은 한창 때를 떠올리게 하는 묵직한 패스트볼로 상대 타자들을 돌려 세웠다. 2회 최준석, 김대우, 김문호를 삼진으로 솎아낼 때의 구종은 모두 패스트볼이었다.

채병용은 5회 들어 문규현과 손아섭에게 홈런을 허용했지만 이미 팀이 8점을 뽑아준 뒤였다. 덕분에 여유있게 시즌 3승이자 첫 선발승을 챙겼다.

이날 최고구속은 141km까지 나온 가운데 슬라이더와 포크볼, 커브를 효율적으로 사용했다. 홈플레이트를 최대한 활용한 날카로운 제구력도 호투 요인 중 하나였다. 다른 임시 선발들이라면 쉽사리 생각할 수 없는 안정감 넘치는 투구를 펼쳤다.

비록 밴와트를 대신한 임시선발로 나서고 있지만 이러한 호투가 이어진다면 기존 백인식이 부진한 상황에서 5선발도 언제든지 꿰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 채병용.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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