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2년만에 팀 홈런 1위 도전, 그 가능성은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이 12년만에 팀 홈런 1위에 도전한다.

5일 현재 삼성의 팀 홈런 개수는 41개. 순위는 1위. 홈런군단으로 유명한 넥센(37개, 3위)과 분전 중인 롯데(38개, 2위)에 근소하게 앞서간다. 삼성은 팀 타율 0.280(4위), 팀 득점권 타율 0.296(3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팀 타율 0.301, 팀 득점권 타율 0.327)에 비해 시즌 초반 약간 부족한 부분과 애버리지와 결정력을 홈런으로 메우고 있다.

삼성은 12년만에 팀 홈런 1위에 도전한다. 지난 2년간 팀 홈런 113개와 161개로 3위와 2위. 그 사이 넥센(2013년-125개, 2014년 199개)이 팀 홈런 1위를 수성했다. 사실 삼성이 전통의 최강 홈런군단. 지난해까지 팀 통산 3940홈런으로 누적 1위. 하지만, 시즌 1위는 2003년(213개)이 마지막이었다.

▲순조로운 출발

출발은 좋다. 홈런 상위 10걸 중 3명이 삼성 타자. 우선 야마이코 나바로가 12개로 선두를 질주 중이다. 타율은 0.238로 낮지만, 홈런 테크닉과 파워는 지난해보다 더 좋아진 모습. 안타(25개)의 거의 절반을 홈런으로 만들어내는 괴력. 시즌 초반 바닥을 쳤던 타율도 서서히 올라가고 있다. 채태인이 복귀한 뒤 톱타자로 돌아갈 경우 어떤 타격을 선보일 것인지가 최대 관건.

최형우가 홈런 9개로 에릭 테임즈(NC, 10개)를 바짝 쫓는다. 타율 0.324, 29타점 19득점으로 올 시즌에도 변함 없이 좋다. 결승타만 무려 8개. 2위 그룹(4개-김경언, 나성범, 윤석민)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득점권 타율도 0.400으로 7위. 단순히 홈런에만 집착하지 않는데도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는다.

베테랑 이승엽도 7개로 팀내 3위이자 리그 공동 6위를 형성했다. 이승엽 역시 타율 0.317로 정확성과 파괴력을 동시에 과시 중이다. 이승엽의 시즌 초반 홈런 페이스는 2012년 한국 복귀 후 최고 수준. 지금 페이스라면 32홈런을 때린 지난해보다도 더 많이 칠 수 있다.

▲변수

삼성은 지난해 3명이 30홈런(이승엽 32개, 최형우-나바로 31개), 4명이 20홈런(박석민 27개) 이상을 때렸다. 역대 4번째 30홈런 3명 배출. 시즌 막판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했던 박석민이 홈런 3개만 더 쳤다면 사상 처음으로 30홈런 4명을 배출할 수 있었다. 박병호 강정호 같은 4~50홈런 타자는 없었지만, 2~30홈런을 때릴 수 있는 타자는 수두룩하다.

결국 12년만의 팀 홈런 1위를 탈환하기 위해선 나바로, 최형우, 이승엽 등 지난해 30홈런 타자들의 꾸준함도 필요하지만, 박석민과 채태인의 분전도 필요하다. 박석민은 현재 홈런 5개를 기록 중이다. 가파른 페이스는 아니지만, 그렇게 처지는 편도 아니다. 박석민이 지난해처럼 25~30홈런을 쳐주면 큰 도움이 된다. 결국 최대 변수는 채태인. 무릎 추벽 제거 수술 이후 올 시즌 단 1경기에만 나섰던 그는 현재 복귀 준비 중이다. 타격 페이스와 실전감각을 언제 찾느냐가 최대 관건.

외부적으로도 변수가 많다. 역시 넥센 타선이 객관적인 펀치력이 가장 좋다. 강정호가 떠났지만, 4~50홈런이 가능한 박병호가 있다. 6홈런으로 아직 잠잠하지만, 언제든 치고 나올 수 있다. 유한준(8개), 김하성(7개), 윤석민(6개)의 페이스 역시 관건. 이들은 홈런 순위 상위권을 경험해본 적이 없다. 더구나 아직 시즌 초반. 변수가 많다. 팀 홈런 2위를 달리는 롯데 역시 부활한 강민호(7개)와 장타력을 갖춘 최준석(6개), 올 시즌 장타에 눈을 뜬 황재균(7개)의 행보에 따라 팀 홈런 레이스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

▲2003년 이승엽, 2015년 이승엽

팀 홈런 레이스를 떠나서, 이승엽의 존재감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이승엽은 12년 전 삼성의 팀 홈런 1위를 직접 이끌었고, 올 시즌 12년만의 팀 홈런 1위 탈환에도 중요한 역할을 해내야 한다. 이승엽은 12년 전에도, 올해도 변함 없이 삼성의 중심타자다. 그만큼 삼성에 이승엽의 가치는 특별하다.

또 하나. 삼성이 12년 전 때린 팀 홈런 213개는 KBO리그 역대 단일 팀 한 시즌 최다홈런. 213개 중 이승엽이 책임진 홈런이 정확히 56개. 지난해 박병호(52개)도 끝내 깨지 못했던 KBO리그 역대 단일시즌 최다홈런 기록이다. 세월이 흘렀고, 이승엽은 은퇴가 가까워진 베테랑타자가 됐다. 12년 전처럼 50개 넘는 홈런을 치지는 못하겠지만, 후배들과 함께 팀 홈런 1위 탈환에 앞장선다면 그 역시 의미가 크다. 이승엽은 12년 전에도 마해영(38개), 양준혁(33개), 진갑용(21개), 틸슨 브리또(20개) 김한수(17개)가 있어서 외롭지 않았다. 당시 삼성이 배출했던 단일 시즌 30홈런 3명은 지난해 삼성이 다시 11년만에 명맥을 이어갔다. 올 시즌에도 주전타자들이, 그리고 최고참 이승엽이 끌어주고 밀어준다면 삼성의 12년만의 팀 홈런 1위 탈환은 절대 불가능하지 않다.

[삼성 타자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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