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점차 승부 중간점검, 기존 판도와의 연관성은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점차 승부서 어느 팀이 강할까.

KBO리그 개막 1개월이 지났다. 3일까지 137경기를 소화했다. 전체 720경기 중 19%, 약 5분의 1을 소화했다. 그런데 소화한 137경기 중 정확히 22.6%, 총 31경기가 1점차로 승패가 갈렸다. 다시 말해서, 매일(5경기 진행) 최소 1경기는 피 말리는 1점차 승부가 벌어졌다고 보면 된다.

시즌 초반 10개 구단의 1점차 승부 현황은 어떨까. 그리고 기존 판도와의 연관성은 어떨까. 실제 승률과 비슷한 부분도, 다른 부분도 있었다. 물론, 이 결과 역시 큰 의미를 지닌 건 아니다. 앞으로 치러야 할 경기가 치른 경기보다 훨씬 더 많다. 10개구단 모두 1점차 승부를 계속 치르게 돼 있다. 다만 1점차 승부 속에 KBO리그와 각 팀의 고민과 특징이 묻어있다.

▲1점차 승부에도 KT 인플레이션

1점차 승부 중간전적부터 살펴보자. 놀랍게도 8팀이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 3일까지 1점차 승률이 가장 좋은 팀은 넥센이었다. 3승1패. 뒤를 이어 두산과 SK가 4승2패로 좋은 성적을 올렸다. 그리고 LG가 6승4패, 한화가 4승3패로 1점차 승률 5할을 넘겼다. 삼성이 2승2패, KIA와 롯데도 4승4패로 정확히 5할.

의외로 NC가 재미를 보지 못했다. 1점차 승부서 아직 1승도 건지지 못하면서 3패. 10구단이자 최약체 KT는 1점차 승부에서도 약했다. 승리 없이 6패. 한 가지 발견되는 점은 KT가 SK에 3경기, 두산에 2경기, 롯데에 1경기를 1점차로 내줬다는 것. KT를 상대로 1점차 승부서 재미를 본 두산과 SK는 나란히 1점차 승률 상위권에 올랐다. 때문에 두산과 SK가 올 시즌 1점차 승부서 진정한 경쟁력을 지녔는지는 앞으로 좀 더 많은 1점차 승부를 치러봐야 명확히 판단할 수 있다. 사실 나머지 팀들도 마찬가지.

▲1점차 승부서 뭉친 엘롯기 동맹

결과를 떠나서, 1점차 승부를 가장 많이 치른 팀은 LG. 시즌 개막 단 1개월 흘렀지만, 벌써 1점차 승부를 10차례 경험했다. 뒤이어 롯데와 KIA가 각각 8경기를 치렀다. 흔히 말하는 '엘롯기 동맹'이 1점차 승부를 가장 많이 치렀다. 그만큼 팬들에게 흥미도 높은 경기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KBO리그 초반 흥행에 견인차 노릇을 했다.

세 팀에 확실한 공통점이 있다. 뒷문 불안. 팬들에겐 막판까지 쫄깃한 승부를 선사했지만, 벤치에선 속이 탄다. LG는 시즌 초반 마무리 봉중근이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최근 세이브 상황에 이동현이 올라왔다. 양상문 감독은 공식적으로 마무리 봉중근 카드를 접지 않았지만, 불안한 건 사실. 롯데도 김승회가 불안하면서 사실상 집단마무리 체제. 최근 KT와의 대형 트레이드 역시 불펜 보강을 위해서였다. KIA의 경우 마무리 윤석민은 신뢰도가 높지만, 불펜 필승계투조는 여전히 강력하다고 볼 수 없다.

▲끝내기 경기 속출

1점차로 끝난 31경기 중 14경기가 홈팀의 끝내기(9회 혹은 연장전) 승리. 3일까지 총 27개의 블론세이브가 나왔다. 이 14경기에 상당수 연관됐다고 보면 된다. 그만큼 올 시즌 초반부터 경기 막판 짜릿한 승부가 속출하고 있다. 한편으로 오승환(한신)이 떠난 뒤 KBO리그를 지배하는 마무리투수는 없다는 사실이 입증된다.

3월28일 개막전부터 목동(넥센-한화)에서 12회 끝내기 경기가 나왔다. 4월23일 광주 KIA-롯데전서는 9회말 들어갈 당시 롯데가 6-2로 앞섰으나 9회말 KIA가 대거 5득점, 기적같이 7-6 대역전극을 써냈다. 지금까지 나온 올 시즌 1점차 승부 중에 가장 극적인 경기. 22일 경기서 KIA에 1점차로 이겼던 롯데로선 기억하고 싶지 않은 참사. 비록 결과가 1점차가 아니었지만, 올 시즌 8~9회에 뒤집히는 경기가 속출하고 있다. 불펜 불안과 확실한 마무리 부재가 결합된 결과. 한 야구 관계자는 "하위타선의 타자들도 각 팀 마무리투수에게 심리적으로 밀리지 않고 자신 있게 방망이를 돌린다"라고 했다.

▲1점차 노히터 탄생

올 시즌 초반 1점차 승부 31경기 중 가장 질 높은 경기는 지난 4월9일 잠실 두산-넥센전. 그 경기서 KBO리그 통산 12번째 노히트노런이 작성됐다. 노히터 주인공은 두산 외국인투수 유네스키 마야. 마야는 9이닝 동안 136개의 공을 던져 8탈삼진 3볼넷 무실점으로 역대 외국인투수, 두산 투수 2호 노히트노런을 만들어냈다.

마야의 노히터가 더욱 뜻 깊었던 건 결과가 1-0이기 때문. KBO리그 역대 12차례 노히트노런 중 1점차이자 1-0 상황에서의 노히트노런은 1988년 4월17일 이동석(빙그레)이 유일했다. 당시 이동석은 광주 해태전서 심지어 무사사구 피칭을 했다. 다만 통한의 실책 2개로 퍼펙트게임을 놓친 케이스. 한편, 마야는 노히트 이후 4월 21일 목동에서 다시 넥센 타자들을 만났다. 하지만, 3이닝 8피안타 4탈삼진 2사사구 11실점으로 호되게 복수를 당했다.

[KBO리그 경기 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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