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첫 홈런' 강정호, 130m 대포로 파워 과시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130m짜리 대포로 파워를 과시했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 7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 포함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강정호는 4월 22일 시카고 컵스전 4타수 2안타를 시작으로 선발 출장 4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259에서 .290(31타수 9안타)가 됐다.

메이저리그에 서서히 적응하고 있는 강정호는 4월 30일 시카고 컵스전에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이후 2경기에서는 선발로 나서지 못했다. 전날은 연장 10회 대타로 들어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날 전까지 성적은 14경기 타율 .259 6타점 2득점.

3경기만에 선발 출장 기회를 얻었다. 포지션은 지난 선발 출장 때와 마찬가지로 3루수. 타순 역시 4월 30일 경기와 같은 7번 타자다.

상대 선발이 만만치 않았다. 이날 세인트루이스에서는 1991년생 우완투수 마이클 와카가 나선다. 올시즌 4경기에 나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42를 기록하고 있다. 이닝당 출루허용수(WHIP)도 1.04에 불과했다.

첫 두 타석에서는 안타를 때리지 못했다. 2회초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와카가 처음 만난 강정호는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 커터를 때려 1루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4회초 2사 1, 3루에서는 유격수 앞 땅볼.

세 번째 타석은 달랐다. 팀이 0-1로 뒤진 가운데 7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한 강정호는 볼카운트 1볼에서 2구째 93마일(약 150km)짜리 패스트볼을 통타, 깨끗한 좌전안타를 날렸다.

이후 강정호는 크리스 스튜어트의 희생번트 때 2루까지 향했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으며 홈을 밟지는 못했다.

하이라이트는 세 번째 타석이 아니었다. 네 번째 타석에서 진가를 드러냈다. 강정호는 점수차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9회초 선두타자로 나섰다.

상대 투수는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 이날 전까지 11경기에 나서 8세이브 평균자책점 0.77을 기록 중이던 수준급 마무리 투수였다.

9회 선두타자로 등장한 강정호는 초구 82마일(약 132km)짜리 커브를 때려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극적인 동점 솔로홈런을 날렸다. 15경기, 34타석만에 나온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

더욱 놀라운 것은 비거리. 이날 강정호의 홈런 비거리는 425피트(약 130m)로 측정됐다. 부시스타디움 가장 깊은 곳 중 한 곳인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겼다. KBO리그에서 가장 넓은 구장인 잠실구장의 센터 펜스인 125m도 넘을 수 있는 비거리다.

강정호와 전 소속팀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이 피츠벅그가 그를 데려간 이유를 '파워'라고 꼽은 가운데 이를 증명한 것이다.

중요한 상황에서 대형 홈런.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첫 홈런이 '완벽한 모습'으로 나왔다.

[강정호. 사진=AFPBBNEWS]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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