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의 배려는 빛났다"…폴 매카트니 한국어 말말말[MD리뷰③]

[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영국 팝의 전설 비틀즈 멤버 폴 매카트니(73, Paul MacCartney)의 배려는 남달랐다. 공감과 교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장의 한국어는 그래서 빛이 났다. 비록 어눌한 발음에 곁눈질도 있었지만, 한국의 언어로 말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묻어났다. 팬들은 그의 한국어 한 마디, 한 마디에 놀라고 웃었다. 그리고 고마웠다.

2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선 폴 매카트니의 첫 내한공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0 폴 매카트니 아웃 데어(OUT THERE)'가 열렸다. 이날 공연에서 매카트니는 한국어로 인사했고, 고마움을 전했고, 비틀스를 소개했다.

▲한국어로 인사를 건네다

흰 셔츠에 짙은 남색 재킷을 입고 무대에 오른 매카트니는 '에이트 데이스 어 위크'(Eignt days a week), '세이브 어스'(Save us)를 부른 뒤 "안녕하세요 서울"이라며 "한국 와서 좋아요"라고 한국어로 인사했다. 이어 '캔트 바이 미 러브'(Can't buy me love)'를 소화한 뒤 "만나서 반갑습니다"라고 재차 한국어로 말해 관객들의 큰 환호성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무대를 떠날 땐 "다시 만나요"라고 말했다.

▲한국어로 고마움을 표현하다

매카트니는 10번째 곡으로 세상을 떠난 전 아내 린다 매카트니에게 바치는 '메이비 아임 어메이즈드'(Maybe I'm Amazed)를 선택했다. 이에 맞춰 관객들은 하트가 그려진 플래카드를 일제히 들어 매카트니를 향한 작은 이벤트를 펼쳤다. 매카트니는 이에 감동한 듯 관객들을 향한 손키스를 날리며 화답했다. 이어 그는 "판타스틱!(Fantastic)이라는 감탄사와 함께 "대박, 대박"을 외쳐 팬들을 놀라게 했다. 매카트니는 더불어 손으로 하트를 그려 보이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공연 중간 중간 폴 매카트니는 "고마워요"라고 인사했다.

▲한국어로 비틀스를 소개하다

이날 매카트니는 먼저 세상을 떠난 비틀스 멤버 존 레넌과 또 다른 멤버 조지 해리슨을 잊지 않았다. 레넌에게 '히어 투데이'(Here Today)를 선사하며 매카트니는 매카트니는 "존을 위한 노래입니다"라고 한국어로 전했다. 이어 영어로 "존을 위해 박수를 쳐 주세요"라고도 덧붙였다. 해리슨에게는 '섬씽'(Something)을 헌정했는데, 이 곡을 소개하면서도 그는 "이 곡은 조지를 위한 노래"라고 한국어로 설명했다.

폴 매카트니를 비롯해 존 레논,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로 이뤄진 비틀스는 폴 매카트니와 링고 스타만 생존해 있다. 존 레논(1940년 10월 9일-1980년 12월 8일)은 뉴욕 맨해튼 자택 앞에서 열성팬이 쏜 총에 맞고 사망했다. 조지 해리슨(1943년 2월 25일-2001년 11월 29일)은 LA에서 투병해 왔던 암으로 숨졌다.

이날 잠실벌은 4만5000명의 관객들이 빼곡히 자리를 채웠다. 공연 중간 굵은 빗줄기가 쏟아졌지만 관객들은 개의치 않고 매카트니와 호흡했다. 오히려 비바람이 거세질수록 팬들의 열기는 뜨거워졌다. 폴 매카트니는 이날 공연을 통해 두 번의 앙코르 무대에 올랐고, 총 37곡의 주옥 같은 명곡들을 소화했다.

염려 됐었던 건강이나 체력적 문제는 완전히 불식시켰다. 매카트니는 2시간 40분의 공연 시간 동안 지친 기색 없이 무대를 꽉 채웠다. 그는 지난해 첫 내한 콘서트가 예정됐었지만, 공연을 위해 일본에 체류 중 바이러스성 염증에 따른 건강 악화로 공연을 전면 취소한 바 있다.

폴 매카트니는 3일 영국으로 귀국한다. 오는 6월과 7월에 걸쳐 프랑스, 네덜란드, 미국,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에서 월드 투어를 개최한다.

[밴드 비틀스 폴 매카트니. 사진 = 현대카드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