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연쇄난조, 삼성 선발진에 무슨 일이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갑작스러운 3연패다.

지난 주말 롯데와의 부산 원정서 불의의 스윕을 당한 삼성. 시즌 초반부터 벌어둔 승수가 많았기에 선두를 유지하는 건 문제가 없었다. 또한, 현 시점에서의 순위가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다. 중요한 건 경기 내용. 삼성으로선 내용이 좀 아쉬웠다. 결국 패배는 투수들이 많이 얻어맞고 타자들이 못 쳤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아쉬운 건 선발진의 갑작스러운 연쇄난조다. 삼성은 팀 평균자책점 3.61로 여전히 1위다. 그러나 롯데 3연전 이후 많이 올라간 수치. 선발투수의 퀄리티스타트는 15회로 역시 여전히 1위다. 하지만, 롯데와의 주말 3경기서 선발투수의 퀄리티스타트는 없었다. 선발투수가 쉽게 무너지면서 어려운 게임을 했다.

▲연쇄난조

21일 경기서 에이스 알프레도 피가로가 6이닝 5실점으로 흔들렸다. 22일 장원삼은 1⅔이닝 7실점으로 크게 흔들렸다. 23일 윤성환은 7이닝 7실점. 장원삼은 초반부터 너무나도 흔들리면서 길게 끌고 갈 수가 없었다. 피가로와 윤성환은 이닝만 보면 제 몫을 했지만, 롯데 타선을 압도하는 느낌은 없었다.

윤성환은 직전 4경기 중 3경기서 퀄리티스타트를 했다. 피가로도 직전 4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했다. 17일 대구 KT전서는 7이닝 1실점으로 특급 에이스다운 활약. 장원삼도 올 시즌 4경기 중 2경기서 퀄리티스타트를 했다. 장원삼을 제외한 4명의 선발투수(타일러 클로이드, 차우찬 포함)가 모두 3점대 평균자책점. 이렇게 안정적인데 3명의 선발투수가 연쇄적으로 흔들린 건 당혹스러운 일이

다.

타선은 서서히 페이스가 올라오고 있다. 야마이코 나바로의 부진으로 톱타자 부재가 고민이지만, 다른 부분은 큰 고민은 없다. 박한이와 채태인의 공백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불펜 역시 예상과는 달리 매우 안정적이다. 권혁이 빠져나갔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 마무리 임창용은 지난해보다 훨씬 좋은 페이스. 결국 삼성으로선 선발진만 흔들리지 않는다면 매 경기 이기지 못할 이유는 없다. 28~29일 대구 LG전에 나설 차우찬, 클로이드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

▲흔들릴 때도 있다

야구관계자들은 타자와 마찬가지로 투수도 사이클이 있다고 말한다. 페이스가 좋을 때가 있고, 상대적으로 페이스가 처질 수도 있다는 의미. 위에서 설명한대로 피가로, 윤성환, 장원삼 모두 시즌 초반 페이스가 좋았다. 장원삼은 직전에도 한 차례 크게 흔들렸지만, 대체로 선발진의 위력이 좋았다. 때문에 한번쯤 사이클이 떨어질 때도 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세 사람 모두 안정적인 제구와 빠른 볼이라는 확실한 장점이 있는데, 컨디션과 사이클에 따라 장점이 발휘되지 않을 때도 있다. 윤성환과 장원삼의 정확한 제구력이 한 시즌 내내 발휘될 수는 없다는 의미.

한편으로 롯데 타자들의 철저한 준비와 좋은 컨디션도 무시할 수 없다. 삼성은 4월 7~9일 롯데와 홈 3연전을 치렀는데, 당시 장원삼이 6⅓이닝 1실점, 윤성환이 6이닝 1실점(비자책), 클로이드가 7이닝 3실점으로 선발투수들이 매우 좋았다. 결국 롯데 타자들은 두 번째로 상대한 장원삼과 윤성환을 철저히 해부했다고 보면 된다. 또 다음 맞대결서는 장원삼과 윤성환이 반격할 여지도 충분하다. 어차피 삼성 선발진은 리그 평균 이상의 실력을 갖췄기 때문.

삼성과 롯데는 6월 2일부터 4일까지 대구에서 시즌 세번째 3연전을 갖는다. 그때 피가로, 윤성환, 장원삼이 그대로 출격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세 사람의 검증된 애버리지를 볼 때 또 다시 연쇄 난타당할 가능성은 낮다. 당장 피가로는 30일 대구 LG전, 윤성환과 장원삼은 5월 1~2일 대구 두산전서 명예회복을 노린다. 다만, 야구는 상대적이다. LG, 두산과의 만남은 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피가로의 경우 이미 LG에 7이닝 3실점(4일 잠실 경기)으로 잘 던지고도 패전투수가 된 기록이 있다.

[위에서부터 피가로, 윤성환, 장원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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