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으로 살펴본 추신수의 몰락, 얼마나 심각한가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의 부진, 심상치 않은 정도가 아니다. 심각한 수준이다.

추신수는 올 시즌 현재(27일 밤 기준) 15경기에 출전했으나 타율 1할 4리(48타수 5안타) 1홈런 5타점에 그치고 있다. 통산 3할 8푼 2리인 출루율도 올해는 2할 7푼 1리로 1할 이상 떨어진 상태다. 장타율과 출루율을 더한 OPS도 4할 5푼 9리, 삼진은 팀 내 가장 많은 13개다. 팀 내 삼진 공동 1위 루그네드 오도어(18경기)보다 3경기, 9타수나 적은 데도 그렇다.

지난 10일 오클랜트 애슬레틱스전 맹활약 이후 끝없는 추락이다. 당시 추신수는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포함해 5타수 2안타 3타점 맹활약을 펼쳤다. 그런데 이후 성적이 36타수 2안타(타율 0.056). 2할 5푼이었던 타율이 어느새 1할 4리까지 떨어졌다.

지난 20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서 적시타로 2타점을 올린 이후 또 다시 15타수 무안타 침묵이다. 그렇다고 희생타를 기록한 것도 아니다. 최근 4경기 연속 볼넷으로 출루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무의미하다. 득점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수비는 잘하는가. 단언컨대 아니다. 전날(27일) LA 에인절스전서는 올 시즌 첫 실책 포함 2차례나 아쉬운 장면을 연출했다. 4회말 C.J 크론의 우중간 펜스를 맞고 나오는 타구를 한 번에 글러브에 넣지 못해 타자를 3루까지 보냈다. 콜플레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중견수 레오니스 마틴과 겹칠 뻔했고, 원바운드로 펜스를 맞고 나온 타구도 더듬었다.

2-0으로 앞선 7회말에는 쟈니 지아보텔라의 타구를 끝까지 따라갔으나 잡지 못해 인정 2루타를 만들어줬다. 강한 햇볕 때문인지 글러브로 얼굴을 가린 뒤 포구를 포기했고, 우측 파울라인 안쪽에 떨어진 타구는 원바운드로 담당을 넘어갔다. 계속된 1사 2루 상황에서 마이크 트라웃의 투런포가 터져 동점이 됐다. 결국 추신수의 수비가 동점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올 시즌 추신수의 공격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은 -0.2, 수비 WAR은 -0.1이다. 둘 다 마이너스다. 팀 승리에 전혀 도움을 못 주고 있다는 얘기다. 추신수는 빅리그 초년생이 아닌 7년간 1억 3천만 달러에 FA 계약한, 올해 연봉 1,400만 달러를 받는 고액 연봉자다. 그런데 팀 내 규정타석 최저타율에 허덕이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지난해 목 부상으로 일찍 시즌을 끝낸 프린스 필더가 타율 3할 6푼 1리로 그나마 선전하고 있는데, 추신수의 응답은 없다.

FA 계약 첫해인 지난해 추신수는 타율 2할 4푼 2리 13홈런 40타점 3도루 58타점에 그쳤다. 지난해 5월까지 타율 3할 7푼, 출루율 5할로 정점을 찍었으나 이후 끝없이 추락했다. 2013년 타율 2할 8푼 5리 21홈런 54타점 20도루, 출루율 4할 2푼 3리로 맹활약한 추신수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지난해 성적이 좋아 보일 정도다. 팔꿈치와 발목 수술 후 통증에서 자유로워졌다고 하는데, 성적이 나오질 않는다.

텍사스는 올 시즌 현재 7승 11패로 시애틀과 함께 아메리칸리그(AL) 서부지구 최하위다. 지난해 지구 최하위였기에 올해는 반드시 도약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그 조건 중 하나가 추신수의 부활이었다. 그런데 부활은커녕 오히려 더 부진하다. 이렇게 되니 존 대니얼스 단장과 제프 배니스터 감독도 좌불안석일 수밖에 없다. 텍사스로선 하루빨리 결단을 내려야 할 것 같다.

[추신수.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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